이미 7%…주담대 금리 연내 8% 뚫을까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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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9  |  수정 2023-10-19 07:35  |  발행일 2023-10-19 제11면
시중銀, 이번주 줄줄이 인상

하단 4% 중반·상단 7% 훌쩍

美 연준 고금리 장기화 전망

과도한 예·적금 경쟁 등 영향

최근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들썩이면서 금리 상단이 7%대를 넘어섰다. 일각에서 대출금리가 연내 8%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어, 차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81%로 전월(3.66%)보다 0.16% 올랐다. 지난 6월(3.70%) 이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시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수신상품 금리가 오르거나 내리면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17일부터 코픽스 변동에 따라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를 조정했다. 신규 코픽스가 반영된 은행별 대표 주담대 금리를 보면, KB국민은행 4.445~5.85%→4.60~6.00%, NH농협은행 4.55~6.26%→4.57~6.57%, 신한 4.53~5.83%→4.63~5.94%, 하나은행 5.226~6.226%→5.62~7.12%로 올랐다. 대출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건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날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금융채 5년)는 연 4.14~6.58%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주담대 하단이 3%대를 유지했지만, 보름여 만에 4% 중반까지 오른 것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4%대 주담대가 아예 사라지기도 했다.

대출금리가 급등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채 금리가 뛰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미국 국채 10년채물 금리는 4.8%를 돌파했다. 2007년 이후 최고치다.

대출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책에 발맞춰 주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 대출 수요 조절에 나서고 있어서다. NH농협은행은 주담대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전세자금 대출 우대금리를 0.3%포인트 각각 축소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고정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올렸으며, 하나은행은 금리감면율을 0.15% 줄였다.

여기에 은행권 과도한 예·적금 경쟁도 대출금리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고금리로 조달했던 자금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대출금리 오름세가 계속될 시 연내 8%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차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특히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경우 이자 폭탄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 기준 대중채무자 수는 448만명에 이른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22.6%에 이르는 규모다.

권태용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장은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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