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대구경북 삶을 기록하는 공간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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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3  |  수정 2023-11-03 07:00  |  발행일 2023-11-03 제26면

대구경북에 위치한 다양한 공간들이 노후화, 계약 만료, 사업성 등의 이유로 사라지고 있다. 사라지는 곳들은 단순한 '장소'의 의미를 뛰어넘는 공간들이다. 지역민들에게는 추억을 제공하는 공간이며, 지역의 생활과 문화를 담고 있는 장소다.

이에 다양한 이유로 아쉽게 사라지거나 형태를 바꾸고 있는 곳들을 기록하기 위해 '사라져가는 대구경북 삶의 기록'을 기획하게 됐다. 해당 공간이 더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남겨 추억과 의미를 되짚어 보기 위함이었다.

'시즌1'의 첫 편은 예술의 전당을 설계한 고(故) 김석철 건축가의 작품인 '한양가든'이었다.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큰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아쉬웠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과거에 한양가든에 대해서 알고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이 많았다. 건물이 사라지면서 기억을 가진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게 좋은 거 같다"고 했다.

이어 서구의 만평시장, 동구의 신암시장 등 사라지거나 형태를 변화하고 있는 대구의 전통시장을 다뤘다. 또 대구 1호 청년 레지던시였던 '가창창작스튜디오', 대구 첫 민간분양 공동주택이었던 '동인시영아파트', 삼성라이온즈의 상징이었던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 등이 '시즌1'에 기록됐다.

재정비를 마친 후 돌아온 '시즌2'는 유통·문화·의료 등 카테고리를 나눈 후 기록을 남겼다. '시즌2'의 첫 편은 '소비의 도시'인 대구의 특성을 고려해 '홈플러스 1호점' '까르푸' 등 사라진 대형 마트를 다뤘다. 또 유통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구백화점 본점' '동아백화점 본점'도 기록으로 남겼다. 이외에도 대구 지역 토종 영화관 브랜드였던 '한일극장' '중앙시네마' '아카테미 극장', 대구의 공공의료기관이었던 '적십자병원' 등을 다뤘다.

'시즌1'과 '시즌2'를 기획하고 취재하면서 과거 자료나 기록 등을 수집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또 각 공간에 추억이 있는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그들은 해당 공간들은 자신들의 삶의 일부며 현재에도 사라져가는 공간을 떠올릴 때면 추억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했다. 그들을 만나며 기자도 잊고 있던 추억과 기억들을 다시 떠올리기도 했다.

사라져가는 대구경북 삶의 기록은 길지 않은 시간에 '시즌3'로 돌아오려고 한다. 새로운 시즌을 위해 함께 기억하고 싶은 추억, 기록하고 싶은 삶의 현장이 있는 독자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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