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만남과 소통의 오토바이' 수성우체국 류명환 집배원의 질주

  • 이원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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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7 09:31  |  수정 2023-12-12 10:48  |  발행일 2023-11-08 제24면
대구 수성구 연호동, 신매동 일부 담당
"연호동 단독주택에 누가 사는 지 알아"
봉사 활동도 활발히 참여, 감사장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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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우체국 신매팀 팀장 류명환(38)집배원이 대구 수성우체국 앞에서 업무용 오토바이를 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집배원은 조선시대 개화기 우정국이 생겼을 때 처음 생겨났다. 오늘날 집배원은 우정직 공무원으로, 우편물을 구분하고, 우편물을 직접 배달하는 일을 도맡아 한다. 특정 지역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대구 수성우체국 신매팀 팀장을 맡고 있는 류명환(38) 집배원은 사명감을 갖고 담당 구역 곳곳을 누빈다.

류 집배원의 하루는 우편물과 함께한다. 오전 8시를 조금 넘은 시각. 수성우체국에 출근한 류 씨는 전날 자신이 분류해 놓은 우편물을 갖고 배달지로 향한다. 오후 2시경까지 배달을 한 뒤, 수성우체국으로 돌아와 다음 날 배달할 우편물 분류를 마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

2011년부터 집배원 일을 시작한 류 씨는 수성구 연호동과 신매동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연호동의 경우 대구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골 마을이다. 류 집배원은 "아파트처럼 공동 주택 우편물 배달과 달리 시골 단독주택에 가면 고객을 만나 얼굴을 마주하고 안부를 묻는 등 인간적 소통을 할 수 있다"고 활짝 웃었다. 류 집배원은 연호동 단독주택에 누가 살고 있는 지를 훤히 파악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일도 많다고 한다. 류 집배원은 "예전에 욱수골 지역을 담당하고 있을 때, 홀로 사시는 한 할머니 집이 있었는데, 글을 모르셔서 항상 편지를 읽어드리면서 말동무가 되어 드렸다"고 했다.

모든 집배원은 기본적으로 두 세 구역의 지리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기한에 맞춰 우편물을 배달해야 하기 때문에 팀원 중 결근을 하는 경우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류 집배원은 연호동, 신매동과 욱수골 지역을 꿰뚫고 있다고 했다.

류 집배원은 봉사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감사장을 받을 정도다. 류 집배원은 "봉사활동 모임에 나가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돕고 생일이나 학용품을 챙겨주며 일정 금액을 기부하기도 한다"라며 "봉사는 사람 간의 정을 느끼게 해줘 집배원으로서 필요한 자질인 친절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생활의 활력소도 된다"고 했다.

집배원이 겪는 난처한 상황으로는 비 오는 날을 꼽았다. 우비와 장화, 오토바이 덮개로 무장하지만, 우편물이 빗물에 젖는 게 가장 우려된다고 한다. 류 집배원은 "우편물의 잉크가 번지면 매우 당황스럽다"라고 했다.

류 집배원은 "집배원 일이 결코 쉽지 않지만, 우편물을 받고 반가워하는 고객의 모습을 보면 뿌듯함에 힘듦도 잠시 잊는다"면서 "동료 집배원들도 건강관리를 잘하고, 안전 운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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