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지대] 독립 공화국 수립 외에 다른 길 없다

  • 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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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0  |  수정 2023-12-12 10:00  |  발행일 2023-11-20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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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연구소 '아이건강하게키우기'운동본부장)

지난주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올해도 지역 학생들이 서울로, 수도권으로 '꿈'을 안고 떠날 것이고, 가지 못한 이들은 패배자가 된 양 착잡할 것이다. 대학들은 이미 서열화되어 있고 학생들은 성적에 맞게 대학을 선택하고 유학을 간다. 고향을 떠나 서울 수도권에서 대학을 나온 이들은 그곳에서 직장을 잡고 그곳을 생활의 근거지로 삼는다. 고향을 떠난 이들이 은퇴 전에 고향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현상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당연시했고, 환영하고 환영받는 일이었다. 전국적인 현상이다.

대한민국은 서울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정치, 경제 등 모든 게 죄다 서울로 집중되어 있다. 중앙정부가 법령과 예산으로 지방을 통제하고, 기업은 본사와 연구소는 서울 수도권에, 공장은 지방에 두고 있다. 서울 수도권에서 구상·기획·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지방은 생산만을 담당할 뿐이다. 이런 현실에서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은 가속화되는 게 자연스럽다.

우리의 현실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는 것이 정치이고 그 수단이 정책이다. 20년 전 노무현 정부는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해 세종특별자치시를 건설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은 억제되지 않고 더욱 심화되었다. 국가균형발전이란 이름으로 공공기관 지방이전(혁신도시)을 추진했지만, 이마저 지방경제 활성화에 역부족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 중앙권한의 지방이양을 약속했지만, 이도 흐지부지 끝났다. 문재인 정부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이루겠다고 했으나, 공약(空約)이 되고 말았다. 역대 정부가 국토균형발전을 약속하고 추진했으나, 모두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이었다. 잠시의 효력이 있었으나, 효력이 오래가지 않을뿐더러 상황이 더 나빠졌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지역산업정책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논의되고 실시되었다. '수도권 정비계획법' '농어촌 소득개발촉진법'이 제정된 것은 그 일환이었다. 하지만 수도권 중심의, 중화학공업기지 중심의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 채 지역별 산업배치정책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본격적인 지역산업정책이 논의된 것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김대중 정부 시절이었는데, '내생적 발전'을 내세운 지역산업정책들이 시행되었다. 하지만 이 또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앙정부가 예산을 틀어쥐고 정책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며 '지역주도'의 산업육성을 외쳤을 뿐이었다. 내생적 발전을 앞세웠지만, 내생가능한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고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중앙부처의 공모사업에 매달리는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수도권 집중은 오히려 심화되고 지방소멸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정책은 해볼 만큼 해보았다. 그 어떤 정책도 효과가 없었다는 것도 판명되었다. 원점에서 바라봐야 할 때가 되었다. 중앙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지방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서울 시민도 이 땅의 주인이듯, 대구 시민도 이 땅의 주인이다. 서울공화국처럼 대구가 공화국이 되는 길이 수도권 집중,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새로운 길이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바라보는 미국과 독일도 독립 공화국(state)들이 뭉친 연방제 국가다. 대구경북이 독립 공화국이 되는 길 외에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다른 방도가 없다. 있다면 이미 했을 것이다.

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연구소 '아이건강하게키우기'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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