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의 웹3.0과 밈코인] <19> '웹3와 AI 대응을 위한 지방언론협회' 발족해 포털과 빅테크 종속서 벗어나자

  • 박한우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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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4 17:38  |  수정 2024-01-04 17:29  |  발행일 2023-11-24
다음, 뉴스 검색 기본 설정 CP사로 축소는 국민 알권리 측면서 심각한 문제
지방시대 정책 사라지고, 서울권 강화 우려
지방언론, 웹3+인공지능 결합한 신규 서비스 개발, 웹3 포털 조기 등록 등으로 기회 찾아야
AI
2023년 11월 22일부터 포털 다음(Daum)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뉴스 검색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언론사의 수가 크게 줄었다. 다음이 뉴스 검색의 기본 설정을 전체 언론사에서 콘텐츠 제휴 언론사(CP사)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의 기본값을 아직 바꾸지 않았지만, 곧 뉴스 검색 설정 기능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검색포털은 이용 비중이 높은 소수의 CP 언론사로 제한하면, 뉴스 기사 선호도가 낮은 전체 언론사를 서비스하는 것에 비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이 포털에서 뉴스를 대부분 소비하면서, 포털 뉴스의 정치적 영향력과 잠재적 편향성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정치권도 반기는 분위기이다.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에게 실질적으로 유통되는 뉴스 매체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정한 이슈가 국민 여론으로 의도치 않게 확산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포털 다음 기본 설정
포털 다음 기본설정이 제휴 언론사로 돼있다. 전체 언론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지방언론 뉴스를 볼 수가 없다. 출처 다음 웹화면 캡쳐

그러나 전체 언론사 뉴스 보기 기본 기능의 종료는 CP사와 비CP사 간의 뉴스 노출 격차를 더욱 확대할 것이다. 이는 국민의 알권리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지방 언론사는 현재 소수의 매체만이 CP사로 등록되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서울 소재 언론사의 뉴스 지배력은 지금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한 '지방시대'는 정책 현장에서 사라지고, '서울권 강화, 다시 한 번'이 전면에 나설 것이다.
WEB
다른 시각에서 보면, 뉴스 패러다임이 선택적 노출(selective exposure)에서 정보 홍수의 시대로 오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노출(incidental exposure)로 선회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에 정보 소음을 지적하면서 선택적 회피(selective avoidance)를 취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알 권리를 위해서 중요한 것은 깨끗한 물처럼 가짜 뉴스가 아닌 정제된 진짜 뉴스가 시대적 수요임을 주장하는 필터 멤브레인(filter membrane) 이론이다.

지방 언론사는 서울권에 비해 자본력과 인력이 부족해, 뉴스 생산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포털 뉴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지방 언론사의 뉴스가 모바일 환경에서 직접적으로 노출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방시대를 구현하기 위해 '지방시대위원회' 신설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검색포털의 조치는 지방 언론사의 뉴스 노출 격차를 심화시켜, 지방시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언론사는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컨대,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온라인 공간의 정보 다양성이 위협받자, 많은 사람들이 국내 포털을 벗어나 이른바 사이버 망명을 시도했다.
웹3
따라서 CP로 제한을 결정한 포털에 실망한 이용자가 구글이나 유튜브 등으로 이탈하거나 언론사 홈페이지로 귀환할 가능성이 있다. 지방 언론사는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방 언론사는 탈포털 시스템 구축을 통해, 독자들과 직접 만나고, 뉴스의 유통과 수익 창출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지방 언론사는 웹3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신규 서비스의 개발을 통해, 지역사회의 특성과 니즈를 반영한 뉴스를 제공하고, 독자들과 더욱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웹3 시스템 구축은 먼저 메인넷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최근 대구시를 비롯한 지방정부가 기업과 시민을 위한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는 메인넷 구축을 이미 시작했다. 따라서 이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CHATGPT
두 번째로 앞으로 나올 여러 웹3 서비스들은 탈중앙화 인터넷 주소를 중심으로 통합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더리움네임서비스(ENS)가 대표적이다. 이에 도메인을 미리 확보하고, 웹3 포털에 조기에 등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2023년 8월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가 AI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이용자의 콘텐츠를 이용약관에 명시된 서비스 개선이라는 포괄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불공정하다는 신고를 받았다.

챗지피티(CHATGPT) 모회사인 오픈AI의 경우, 이용자 데이터를 불공정하고 기만적인 방식으로 수집하여 소비자에게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절차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시작되었다.

따라서 지방 언론사는 포털과 AI 기업이 대화형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뉴스 기사를 알게 모르게 기계학습에 사용했다면, 경제적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이나 한국신문협회 등 기존 단체들은 지방 언론사의 현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AJP
미국에는 지역 뉴스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선단체인 '미국 저널리즘 프로젝트'(AJP)가 있다. 지난 7월에 AJP는 오픈AI와 혁신적인 지역 뉴스 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https://openAI.com/blog/partnership-with-american-journalism-project-to-support-local-news )
오픈AI는 AJP의 업무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기부한다. 또한, AJP가 지역 뉴스 조직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추가로 500만 달러를 지원한다.

이 금액은 AJP의 보조금을 받는 언론사가 새롭게 부상하는 AI 기술을 평가하고 배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오픈AI의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 협력은 지역 뉴스 산업과 오픈AI 사이의 대화 채널을 구축하고, 지역 뉴스 조직이 AI 기술을 활용하여 지역사회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방 언론사의 데이터 저널리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AI 서비스를 활용하면 지방 언론사도 대형 언론사 못지않은 수준의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
이제 고급형 AI 서비스를 사용해서 공공 데이터에 대한 더 깊은 분석과 지역사회의 현안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헤치고, 지역 주민들에게 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일선 취재기자들이 올리는 뉴스기사의 데스킹(desking) 시간을 줄이고 개인화된 피드백을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다. 편집기자들은 AI의 도움으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새로운 레이아웃 형식과 이미지를 개발하고 찾을 수 있다.

당장에 지방 언론사는 웹3의 핵심 알고리즘인 스마트 계약과 디지털 지갑 및 NFT 저장 애플리케이션 등을 인공지능(AI)과 결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지만, 지방 언론사는 생성형 AI 기술을 포함한 디지털 도구를 지금부터 능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AI로 작동되는 웹3 프로젝트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지역 뉴스 작업에 적용하여 디지털 도구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선도해야 한다.

탈포털 세상에 대비하여 웹3와 AI는 지방 언론사의 필수 도구이다. 기존의 포털과 소셜미디어가 저물어가는 시대이다. 분산 인터넷이 지배하는 미래의 시장에서 지방 언론사는 지금의 취약한 위치를 벗어나 전략적 행위자로 거듭나야 한다.
NTF
이를 위해서는 웹3와 AI를 활용하여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 뉴스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른바 '댓글의 민족'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포털이 아닌 지방 언론사 홈페이지에 올리는 목소리를 NFT로 변환시키는 파괴적 혁신도 있다.

마지막으로, 가칭 '웹3와 AI 대응을 위한 지방언론협회'를 발족해야 한다. 이 협회를 구심점으로 지방 언론사들이 웹3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탐색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국내 포털과 글로벌 빅테크가 AI 개발을 위해 지방 언론사의 뉴스 데이터를 사용한 경우, 구체적인 계약 없이도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고, 공정 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지방 언론사들이 웹3와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정부 행정적 지원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아닌 이 협회를 통해서 보조금을 분배하여, 지방 언론사들이 다양한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을 조종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남대 교수·사이버감성연구소 소장, nft-korea.eth>

박한우 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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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영남대 교수
박한우 영남대 교수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보내고 한국외국어대(학사), 서울대(석사), 미국뉴욕주립대(SUNY-Buffalo)(박사)를 졸업했다. 네덜란드 왕립아카데미(NIWI-KNAW)와 옥스퍼드인터넷연구원(OII) 등 글로벌 연구기관에서 근무했다. 영남대 부임 이후에 WCU웹보메트릭스사업단, 세계트리플헬릭스미래전략학회, 사이버감성연구소 등을 주도했다.

물리적 경계 속에 한정되어 있던 인간관계와 시대이슈가 온라인을 통해서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기존 법칙에 도전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빅데이터 네트워크 방법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데이터 기반 주요 연구방법론인 과학계량학(scientometrics), 하이퍼링크분석(hyperlink network analysis), 웹계량학(WEBometrics), 대안계량학(altmetrics), 트리플헬릭스(triple helix) 등을 국내에 소개하고 선도해 왔다. 하이퍼링크 연결망은 INSNA(International Network for Social Network Analysis) Connections가 출판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 목록에 포함되기도 했다.

SCImago-EPI Award, ASIST Social Media Award 등 국제 저명 학술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Quality & Quantity, Journal of Contemporary Eastern Asia 편집위원장(EIC)을 현재 맡고 있다. 최근에는 Scienceasset.com의 웹3 국제학술지 ROSA Journal의 초대 편집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

사회연결망과 빅데이터를 통해서 데이터와 정보의 흐름 및 지식생산과 혁신체제 관련 이슈를 계량적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로서 SSCI급 저널에 100편 이상의 논문을 출판했고, 최근 2023년 5월에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가 선정하는 석학회원(ICA Fellow)으로 뽑혔다.

글로벌 연구성과에 못지않게,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권과 지방간 격차가 심해지면 우리나라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등 국내외 이슈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창의적 지식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활용에 관한 중앙정부 및 지자체 자문위원으로서 이 분야에서 소외계층의 삶의 개선과 지역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로 보는 우리 지역 세상을 탐구하자는 방향에서 '빅로컬 빅펄스(Big Local Big Pulse)' 랩을 운영하면서, 데이터 기반한 이슈탐지와 융합학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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