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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연체 '급증'
29일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대구에서 3개월 이상 전기요금을 연체한 가구(주택용)는 2만7천875가구로 지난해 2만6천903가구 보다 3.6% 늘었다.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 전기료' 연체도 488호로 지난해(445호) 보다 9.7%나 상승했다.
도시가스 요금을 제때 내지 못하고 밀린 가구도 많아졌다. 대성에너지 자료를 보면 9월 말 기준 3개월 이상 가스요금을 내지 못한 가구는 2만2천138가구로 1년 전(2만900가구)보다 5.9% 늘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억7천516만원→5억4천340만원으로, 1년 새 1억6천800여만원 급증했다. 겨울철 난방 수요가 늘면 체납액은 더 늘 전망이다.
가스공급이 중단된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소속 박영순 의원에 따르면 2018년~2022년까지 대구에서 도시가스 요금 체납으로 가스가 중단된 사례는 총 7천273건이다. 같은 기간 경북에서는 9천544가구가 가스공급이 중단됐다.
수도요금 미납은 경영난을 겪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대구의 상수도사용료 미수액(올 9월말 기준)은 4억5천598만원으로 지난해 (1억1천295억원)보다 무려 3억4천만원 증가했다. 미수금은 음식점이 포함된 일반용(3억296만원·66.4%)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정용 1억836억원(23.7%), 공업용 2천949만원(6.4%) 순이다.
당장 쓸 돈마저 빠듯한 탓에 세금납부는 후순위다. 대구시에 확인결과, 세금 체납 건수( 10월 말 기준)는 70만건(1천210억원)이다. 1년 전 67만건(1천8억원)보다 31건, 202억원 증가했다. 체납된 세금은 재산세가 47억원, 지방소득세 21억원, 취득세 21억원이었다.
취약계층에게는 아파트 관리비도 버거웠다. 수성구 A아파트의 경우 올들어 관리비 연체율이 20~30% 늘었다. 총 2천600여가구 중 700여가구의 관리비가 체납됐다. A아파트 관리소장은 "입주민 대부분이 어렵게 살거나 수급자 신분으로 단돈 몇만원의 관리비도 수개월째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3개월 연체가 되면 단수, 단전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매정하게 못한다"고 했다.
대학가 원룸촌에서는 월세가 밀리고 있었다. 달서구 신당동의 한 다가구주택 주인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40만원인데, 월세가 밀려 보증금에서 월세를 제하다 보니 보증금이 '0'인 집도 있다"며 "사정은 알지만, 월세를 받지 못하면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출이자·카드값 연체 '급증'
고금리 장기화에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고 있다.
DGB대구은행의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9조6천억원으로 1년 전 16조3천900억원보다 19.6%(3조2천1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이 늘면서 연체율도 빠르게 높아졌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1년 전 0.17%와 비교해 0.25%포인트 늘었다.
신용카드 연체율 역시 무섭게 치솟고 있다. 대구은행 BC카드 연체율은 1.77%로 1년 전 1.10%보다 0.67%포인트 늘었다. 카드 연체율은 2분기 2.45%까지 올랐랐다 3분기 소폭 하락했다. 대출 원금은 물론이고 이자조차 갚지 못한 무수익여신 잔액도 2천252억원으로 지난해 말(2천316억원)의 97.2%에 이르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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