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기도 버거운 중소기업' 파산 신청 급증…1년 전보다 3배 이상↑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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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5  |  수정 2023-12-05 07:52  |  발행일 2023-12-05 제11면
대구 중소기업 대출 58조3천억원, 경북 32조원

자금력 한계에 부딪혀 파산 신청하고 문 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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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상 이어지는 5%대 금리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급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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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빚으로 코로나19 사태를 힘겹게 버텨온 중소기업들이 고금리 장기화 및 경기부진에 곡소리를 내고 있다.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5%대 금리에 연체율은 높아졌고, 법원에 접수된 파산 신청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대구지역 예금은행(금융기관·공기업)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0.56%(3천279억원) 증가한 58조3천767억원이다. 경북지역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도 31조9천163억원→32조643억원으로 0.46%(1천480억)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달 기준 평균 5.35%로 두달 연속 상승세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2월 2.89%에서 2021년 12월 3.37%로 올랐고 지난해 12월엔 5.76%까지 치솟았다. 이후 13개월 연속 5%선을 상회하고 있다.

이자 부담도 커졌다. 올해 10월 중소기업의 신규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이 62.1%를 차지한다. 2021년 10월만 해도 이 비중은 3.0%에 그쳤다. 2년 만에 금리 5% 이상인 대출비중이 20배 이상으로 껑충 뛴 것이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했다. 올해 9월 말 수치를 코로나19 사태 전인 4년 전(2019년 9월 말·44조2천83억원)과 비교하면 31.8%(14조937억원) 급증했다. 경북도 4년 전(24조9천550억원)보다 28.4%(7조1천93억원) 증가했다.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부채를 제때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자연히 법인 파산 신청도 사상 최대치다.

9월 말 기준 대구지역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7%로 전국 평균 연체율 0.49%을 0.08%포인트 웃돌았다. 1년 전(0.25%) 보다는 0.32%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경북지역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0.22%→0.4%로 0.18%포인트 뛰었다.

파산 신청은 전국에서도 대구가 가장 많았다.

법원통계월보를 보면 올 1~10월까지 대구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78건으로 1년 전(41건)보다 334%(137건) 늘었다. 인천지법(57건), 대전지법(88건), 부산지법(59건), 광주지법(34건)보다 월등히 많다.

법원이 관련 통계 서비스를 시작한 10년 전(2013년 10월 말·23건)보다는 무려 8배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특히 대구에 법인파산이 많은 것은 중소기업과 자영업 비율이 높아서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경기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이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금리뿐만 아니라 환율, 유가 등 3高(고) 현상으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급격하게 나빠졌다"면서 "정책금융 한도 확대, 선정기준 완화, 절차 간소화 등 지원정책을 재정비해 보다 많은 기업들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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