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 10년 톺아보기] 지역인재 채용률 전국 둘째…9개 공공기관 협의체 상생 추진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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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2  |  수정 2024-02-20 16:23  |  발행일 2024-01-02 제5면
[공공기관 이전 10년 톺아보기] <1> 대구지역 성과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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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촬영된 대구 신서혁신도시 전경. (영남일보 DB)

대구 신서혁시도시에 공공기관 입주가 완료된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다. 허허벌판이었던 동구 신서동 일대에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부동산원 등 국내 주요 공기업과 연구기관들이 하나둘씩 입성하면서 제법 혁신도시의 모양새를 갖췄다. 국가균형발전의 디딤돌이 놓인 셈이다. 여기에 고층아파트와 프랜차이즈 음식점, 커피숍, 병원 등 각종 편의시설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과제도 적잖다. 여전히 불편함은 존재한다. 교육 및 문화 시설이 부족하고 상가 공실률도 높다. 특히 3년 전부터 줄어드는 인구 문제는 해결이 시급해 보인다.

도약
12개 기관 임직원 71% 가족동반 이주…現 1만8천명 거주
가스公, 그린에너지 캠퍼스 구축…산단公은 취창업 지원

한계
문화시설 부족·상가공실률도 높아…정주환경만족도 65점
157개 입주기업 중 300인이상 대기업 한 곳도 없어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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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12개 公기관 이전, 1만8천명 거주

대구 신서혁신도시는 동구 신서동을 포함해 9개 동 421만6천㎡(128만평) 일원에 조성된 신도시다. 혁신도시 조성사업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방침이 발표되면서 본격화됐다. 2007년 혁신도시특별법이 제정됐고, 전국 11개 광역시·도에 10개 혁신도시 지구가 지정됐다.

대구는 2012년 12월 중앙신체검사소를 시작으로 2015년 11월 한국장학재단까지 12개 공공기관(혁신도시 10곳, 혁신도시 이외 2곳) 3천409명의 임직원이 이전했다.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먼저 이전을 완료했다.

국토교통부 혁신도시발전추진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혁신도시에 등록된 주민등록인구는 1만8천207명이다. 당초 목표(인구 2만2천명)의 82.8% 수준이다. 1년 전(1만8천590명)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공공기관 입주가 완료된 2015년(5천922명)과 비교하면 207%(1만2천285명) 증가했다.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71.0%로 나타났다. 가족 동반 이주율도 2015년(51.4%)보다 19.6%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평균 이주율은 69.8%다.

혁신도시에 입주한 기업은 지난해 말 현재 157개다. 고용 규모는 3천314명으로, 30인 미만 소규모 기업이 전체 96.3%(127개)를 차지한다. 반면 고용 규모가 300인 이상인 대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비교적 소규모 기업만 유치해 향후 추가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는 말들이 나온다.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인재를 육성하는 효과가 있다. 공기업 및 공공기관 입사는 지역 젊은 층에는 늘 솔깃한 이슈다.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우수인재를 정주시킬 수 있는 모멘텀이 되기도 한다. 신서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은 45.6%다. 강원(61.3%)에 이어 전국 둘째로 높다.

현재 신서혁신도시에는 총 7천322호의 공공주택이 들어섰다. 이 중 684호는 이전 기관 임직원에게 공급됐다. 파출소·소방서 등 공공시설과 초·중·고교 4개소, 유치원 4개소, 어린이집 20개소도 들어섰다. 병원, 약국, 마트 등 편의시설도 꾸준히 늘면서 656곳이 영업 중이다.

정주 여건이 좋아지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전하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전국 혁신도시 정주 만족도 조사' 결과 신서혁신도시의 정주환경 만족도는 65.7점으로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구시는 혁신도시가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2018년부터 혁신도시의 정주 환경을 개선하는 '혁신도시 1차 발전계획'을 진행했다. 그 일환으로 뇌연구촉진법 개정, 첨단임상시험센터 준공, 공동 직장어린이집 건립, 율암IC 설치 등을 추진했다. 지난해 9월에는 지역 경제 활성화, 정주여건 개선, 주변 지역 연계성 강화 등 3개 분야 50개 사업이 담긴 2차 발전계획도 마련했다.

◆지역 상생을 위한 사업은

신서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공공기관들은 지역민과 함께 발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0년에는 9개 공공기관이 협의체를 구성, 대구시와 지역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와 협의체는 총 578억원을 투입해 18개 연계협업과제를 추진 또는 계획 중이다.

한국가스공사는 국토교통부의 '10대 협업과제'로 그린에너지 캠퍼스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통해 최적 수소 유통망 개발, 수소분야 R&D 지원, 수소홍보관 콘텐츠 개발, 그린뉴딜 창업기업 지원, 수소튜브 트레일러 구매, 수소홍보관 건립 등을 완료했다.

가스공사는 같은 해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옛 그린뉴딜 창업기업 지원)'사업에도 닻을 올렸다. 그린에너지 분야의 7년 미만 스타트업 20개사에 최대 1억원 등 총 10억원의 사업화 자금과 멘토링, 투자 전문 컨설팅, 노무·법무 상담을 지원한다. 사업 첫해 선정된 20개사가 시총 149억원의 매출 달성이라는 기록적 성과를 냈다. 이듬해 선정된 20개사도 이 사업으로 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해부터 취·창업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대구로 온 청년에게 산단공이 보유한 오피스텔 30호실을 주거지로 제공하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청년 귀환 채널구축 사업, 대구 유입 청년 경력직 일자리 매칭사업의 참여자들이 대상이다. 입주 기간은 1년 단위로 최대 3년간 이용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동구 불로동 일대 빈집을 리모델링해 창업공간으로 조성했다. 향후 스타트업 창업프로그램 설계·교육도 지원한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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