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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대구은행 사옥 전경. |
최근 시중은행에서 희망 퇴직금 규모를 대거 축소하는 경향에 발맞춰 DGB대구은행도 퇴직금을 전년보다 하향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자장사를 한다는 정부의 압박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희망퇴직 대상자는 은퇴를 앞둔 1968년생 뿐이다.
4일 대구은행에 확인 결과, 지난해 12월 한 달간 1968년생(만 55세)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직급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특별퇴직금 규모는 전년(24~32개월 월평균 임금+α) 대비 2개월 줄어든' 24~30개월+α'로 책정됐다. 희망퇴직 미신청자는 임금피크제로 계약을 이어간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8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대부분이 퇴직했다. 퇴직금이 소폭 줄긴 했지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희망 퇴직금 규모를 최대 절반 가까이 줄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3일까지 1972년생 이하 직원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근무 기간 등에 따라 최대 18~31개월치 급여를 주는 조건으로, 1년 전(23∼35개월)보다 축소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1968년생에겐 월평균 임금 24개월 치를, 1969년 이후 출생자부터는 31개월 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1년 전에는 1967년생에게 24개월 치, 1968년 이후 출생자에겐 36개월 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줬다.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은 하나은행도 최대 5개월 치(최대 36개월 치→최대 31개월 치) 임금을 줄였다.
농협은행은 희망 퇴직금 축소 규모가 가장 컸다. 만 56세 직원에게 28개월치 임금을, 일반 직원에게 20개월치 임금을 지급했다. 1년 전보다 특별퇴직금 조건(56세 28개월 치, 일반직원 20∼39개월 치)보다 크게 쪼그라들었다.
은행들이 이처럼 너도나도 퇴직금 규모를 축소한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이 주요인로 작용했다.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은행권이 이른바 '이자장사'를 통해 번 이익을 막대한 퇴직금에 할애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해 초 윤석열 대통령도 '은행이 돈잔치를 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실제 은행권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누적 순익은 약 11조3천28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약 10조759억원)보다 12.4% 증가했다. 이자수익은 26조3천804억원→28조6천920억원으로 8.8% 늘었다.
대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 실적은 3천479억원으로 1년 전(3천294억원)보다 5.6% 늘었다. 이자수익도 1조456억원→1조1천72억원으로 5.9% 증가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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