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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서혁신도시에 공공기관들이 이전한 지 올해로 10년이 지났다. 공공기관들은 지역안착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상생협력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
대구 신서혁신도시의 지향점은 '사람이 모이고 머무는 도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구시와 이전 공공기관들은 10년간 부단히 노력했고, 그만큼 정주여건도 꾸준히 개선됐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교통시설을 확충하고,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했다. 교육과 휴양·문화시설도 늘렸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여전히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가족 동반 이주율이 71%에 그친 것. 혁신도시가 기존 '도심 외곽' 이미지를 벗고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려면 대구시와 이전 공공기관들의 협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상생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대구시 2027년까지 '혁신도시 2차 발전 계획' 추진
대구시는 혁신도시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혁신도시 1차 발전 계획'을 추진했다. 뇌실용화연구센터를 설립·운영할 수 있는 기반인 뇌연구촉진법을 개정하고 경북대 병원과 협약을 통해 60상 규모의 첨단임상시험센터를 구축했다. 혁신도시 길목에는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율암IC를 건립해 도시의 접근성을 향상시켰다.
1차 계획을 마무리한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디지털·문화 인프라 확충을 중심으로 한 '대구 혁신도시 2차 발전 계획'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2027년까지 이어진다. 1차 계획이 의료산업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했다면 2차 계획은 디지털과 문화 등을 중심으로 기반시설을 확대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 정주 여건 개선, 주변 지역 연계성 강화 등 3개 분야 50개 사업으로 진행된다.
경제활성화·주변 연계 강화 2차 계획
창업기숙사 등 추진 청년유입 노력
가스公, 지역 에너지 스타트업 발굴
산업단지公, 공동직장어린이집 만들어
도시 내 부족한 교육 수요해결도 앞장
지역 경제 활성화 분야 사업을 통해선 의료산업 여건 고도화를 추진한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케이메디허브)이 건립하는 의료기술시험연수원과 미래의료기술연구동, 제약스마트팩토리 플랫폼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착공한 의료기술연구원은 이르면 내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혁시도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경부고속도로 안심하이패스IC 설치도 추진한다. 동대구IC에서 혁신도시까지 8㎞(15분) 구간을 2.8㎞로 단축해 교통혼잡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대구한의대 혁신융합캠퍼스도 오는 9월 개원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에 있다. 8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대구한의대 혁신융합캠퍼스에는 한의과대학 및 간호학과, 재활치료학부가 이 곳으로 옮겨올 예정이다.
혁신도시 내 청년층 유입을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대구도시개발공사와 폐유휴 공간을 활용해 청년공간을 조성한다. 한국장학재단은 창업기숙사를 건립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1차 발전 계획추진으로 조성된 의료산업 인프라를 디지털 분야로 확대하고, 산·학·연 클러스터에 유치한 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며 "정주 여건 개선 대상도 혁신도시 주변 지역까지 넓혀 혁신도시에 안착하는 기업·기관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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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이 지난해 환경보호 실천을 위한 ESG 커피차 행사를 진행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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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문을 연 '대구혁신도시 큰나래 어린이집' 전경. 〈대구시 제공〉 |
◆이전 공공기관들의 상생사업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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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서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이전 공공기관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대구시와 연계한 협업과제를 추진중이다.
한국가스공사는 2021년부터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사업'을 통해 지역 내 에너지 분야 창업기업을 발굴·육성중이다. 사업 첫 해 20개 기업에 10억원씩 지원했다. 이듬해에는 20개 기업에 사업화 자금 8억원, 교육·행사 등 2억원씩을 제공했다. 지난해에도 지원할 20개 기업을 선정했다.
정보통신기술(ICT)분야 공공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지역 내 의료산업 인프라 조성에 힘쓰고 있다. NIA는 2018년~2022년까지 총사업비 148억원을 투입해 '혁신도시 융합의료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의료 분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오픈 랩(Open Lab)'을 구축했다. 공공데이터를 취급하는 기관별 인력수요 발굴 및 청년 일 경험을 지원하는 '오픈스퀘어-D'도 구축해 데이터 및 인공지능(AI) 실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문화가정 여성과 취약계층 여성·청소년에게 제로 웨이스트 친환경 물품을 지원한다. 특히 대학생들과 함께 지역을 위한 나눔봉사를 펼쳐 눈길을 끈다. 2020년부터 매년 20여명의 '코딧투게더' 대학생 봉사단을 선발, 지역 아동과 어르신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진행한다. 중소기업·소상공인 근로자 자녀를 위한 '학습멘토링', 환경보호 인식개선 캠페인, 플로깅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역 대학생들에게 직무·현장실습 교육을 지원한다. 2021년 경북대에서 열린 '오픈 캠퍼스'가 출발점이다. 오픈 캠퍼스에는 부동산원 외에도 가스공사, NIA, 한국장학재단, 한국사학진흥재단 등이 동참하고 있다. 오픈 캠퍼스는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 대학과 협력, 기관들의 수요에 맞는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이다. 참여 대학생들은 현장에서 요구하는 전문 과목을 수강하고 현장실습을 통해 취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혁신도시 내 부족한 교육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공동직장어린이집 '대구혁신도시 큰나래 어린이집'을 건립했다. 어린이집은 공공기관은 물론 입주 중소기업의 일가정 양립과 정주여건·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논의돼 왔다. 2022년 11월 문을 연 어린이집은 신서근린공원 안에 건축면적 645.3㎡, 연면적 1천494.05㎡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총사업비(51억원)중 8개 이전 공공기관이 27억3천만원을 분담했다. 보육 정원 150명으로, 원아 자격은 만 0세~5세까지다.
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산업단지공단, 사학진흥재단,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대구 동구청과 함께 신서혁신도시 진입도로인 안심역 인근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도시숲'을 조성했다. 지역민에게 사람과 숲, 도시가 공존하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도시숲에는 소나무를 비롯해 에메랄드 그린·블루엔젤·문그로우 등 143주, 관목류 4천500주를 식재했다. 혁신도시를 대표하는 상징 조형물도 설치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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