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국가산단에 돌봄센터 조성…저출생 극복 선봉에 선다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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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6 07:52  |  수정 2024-03-06 07:54  |  발행일 2024-03-06 제11면
구미시 완전돌봄 특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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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열린 구미시 육아종합지원센터 개소식 현장. <구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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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돌봄터 이용 아이들이 악기교실 프로그램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구미시 제공>

경북도는 최근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국가 소멸 우려까지 낳고 있는 저출생 극복은 대한민국 5천년의 굴레였던 가난 극복에 비견될 정도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저출생 극복 국민운동'을 '제2의 새마을운동'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대한민국 저출생 극복의 최선봉에 구미시가 있다. 경북도가 저출생 극복의 핵심 사업으로 내세운 것은 '우리 동네 완전 돌봄'이다. 구미는 경북도청 신도시, 포항시, 경산시와 함께 우리 동네 완전 돌봄 시범사업 지역에 포함됐다.

경북 완전 돌봄 특구 지정을 목표로 하는 구미는 저출생 극복에 있어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북 22개 시·군 중 최초로 구미형 저출생 대책 컨트롤 타워인 구미시 저출생 대책 TF단을 꾸렸다. 이어 다양한 보육 사각지대에 적용 가능한 구미형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를 발굴했다.

구미가 지난해 미취학(0~6세) 아동 도내 1위(1만9천134명), 출생아 수 도내 2위(1천892명)라는 성과로 구미형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를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도시·농촌·산업단지 특성 맞춰
우리동네 완전돌봄 사업 추진

구미형 저출생 대응과제 발굴
산단에 가족친화 거점공간 구축
저출생 극복 해법찾기에 앞장

◆우리동네 완전 돌봄(마을놀이터)

아파트와 마을회관 등에 돌봄시설을 조성하는 '우리 동네 온종일 완전 돌봄 마을'은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된다.

아파트 단지 1층에 어린이를 돌보는 시설을 만들어 전문가가 돌보게 된다. 예전 마을공동체 돌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도시형, 농촌형, 산업단지형 등의 지역 특성에 맞는 공동체 돌봄 모델을 정립해 확산하는 것이다.

돌봄을 개인 부담에서 공동체 부담으로 인식을 바꾸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사업실행을 위해 종합자원봉사센터와 주민자치회, 새마을회, 이장통장협의회, 의용소방대연합회, 자율방범대연합회, 지역대학 등 참여 기관 간 업무협약도 추진할 예정이며 재원 마련과 도민 공감대 확산을 위한 저출생 극복 성금 모금도 시작됐다.

구미시는 2021년 1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시행되면서 500세대 이상 주택단지에 '다함께돌봄센터'를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와 연계한 우리 동네 완전 돌봄을 구상 중이다.

아파트 1층 매입이 아닌 단지 내 다른 장소에 '돌봄센터'를 설치해 시의 부담을 줄이면서 돌봄의 질은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구미형 저출생 극복 프로젝트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구미에서의 혼인 건수는 2018년 2천95건에서 2023년 1천298건으로 38% 감소했고, 같은 기간 출생아 수 역시 3천360명에서 1천892명으로 43.7% 줄었다.

시는 지난해 인구문제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인구청년과를 신설했으며,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 개소를 지원해 운영 중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의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지난해 문을 연 구미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는 순천향대 부속 구미병원과 협력해 지난해 휴일과 야간 시간 등 9천17명을 진료해 경북 서부권 소아 의료 공백을 메우며 소아 응급의료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지난해 7월 생후 6개월~미취학 영유아를 위한 구미 365 돌봄어린이집을 신설했으며, 10월에는 5세~초등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아픈 아이 돌봄센터를 경북 최초로 개소했다.

특히 11월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전국 최초 구미형 24시 돌봄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1개인 구미형 24시 돌봄센터를 권역별로 3개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퇴근이 늦은 맞벌이 가정과 자영업 가정, 한부모 가정, 병원 치료, 인근 지역에서의 365 돌봄 어린이집과 24시 돌봄센터 이용 및 문의가 늘고 있다.

이밖에 구미는 저출생 극복을 위해 △구미형 신생아 집중치료센터 △신혼부부 스몰웨딩 채움 사업 △교통약자 바우처 택시 임산부 확대 △육아휴직 대체 인력비 지원 △동료 응원 수당 제도 신설 등을 운영 중이다.

지난 3월1일 문을 연 경북 유일 신생아집중치료센터는 고위험 신생아 출생에 대비하고 있다. 협력 기관으로 차의과대 부속 구미차병원이 지정돼 365일 응급분만과 신생아 집중치료가 가능한 병상 6개를 운영한다. 시는 의료진 인건비 일부 등 9억8천만원을 지원한다.

신혼부부 스몰웨딩 채움 사업은 작은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절약한 결혼 비용에 지자체가 일정 금액을 매칭해 주택 마련 자금을 지원한다. 시는 최근 이들 과제를 추진할 사업 예산의 도비 지원 확대를 건의했다.

◆국가산업단지 내 대형돌봄센터 구축

국가산업단지에 대형돌봄센터를 조성해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부모도 아이와 함께 출퇴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저층에는 유아 전용시설을, 상층에는 공공형 통합 돌봄센터 및 가족 친화 복합문화공간, 공공 어린이집 등을 운영한다. 초등 이상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강의나 대학생 그룹과외 등의 교육 공간도 포함한다.

구미시는 대형돌봄센터 사업이 완료되면 국가산단의 완전 돌봄형 거점 공간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구미형 아이 키움 빌리지 시범 조성 사업도 있다. 이 사업은 아파트 단지나 마을 안에서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온종일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돌봄시설을 만든다.

아파트 단지 내 돌봄센터를 짓고 보육교사, 자원봉사자, 대학교 실습생 등 검증된 인력을 배치해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게 된다. 구미시는 이 외에도 40여 가지의 세부과제를 발굴해 경북도와 협의 중이다.

◆"구미가 지방 정부 저출생 성공모델 선도"

김장호 구미시장은 "경북도의 저출생 대책에 발맞춰 구미시가 지방정부의 저출생 성공모델을 만드는 데 선봉에 서겠다"며 "저출생 극복을 위한 완전 돌봄 및 주거 안정 인프라 확장, 정책 개발을 올해 핵심과제로 삼아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 확대도 중요하지만, 가족 친화적이고 일과 육아 병행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배려문화 정착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저출생 위기 극복 해법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먼저 시청 조직문화의 파격적인 변화를 주문하며 "우선 3일인 가족 돌봄 휴가를 시장 권한으로 특별휴가 2일을 더 추가 부여하고 육아시간 사용, 단축 근무 등 육아기 유연 근무를 매뉴얼화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며 "출산 친화 기업 선정 및 인센티브 발굴, 중소기업 육아휴직 업무 공백에 따른 대체 인력 고용지원, 자영업자의 자녀 돌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특히 "돌봄 공백 해소, 취약계층 아동 지원, 공공 중심의 아동보호 체계 운영 등을 통해 모든 아이가 꿈을 키우며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구미시가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용기기자 yg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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