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소득 1.8% 늘고 먹거리물가는 6%대 올랐다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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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5  |  수정 2024-03-05 07:58  |  발행일 2024-03-05 제12면
가공식품 6.8·외식 6.0% 상승

가처분소득 증가율 3배 넘어

과일물가 전년보다 9.6% 올라

소득 대비 장바구니 부담 커져

지난해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이 1.8% 늘어나는 동안 먹거리 물가는 6%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비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진 것이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월평균 395만9천원으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가처분소득은 이자나 세금 등을 빼고 소비·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지난해 전체 소득은 월평균 497만6천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 하지만 가처분소득은 이보다 현저히 낮은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고금리 여파로 이자와 세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처분소득 증가율과 비교해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6%대로 큰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각각 6.8%, 6.0% 올랐다. 이는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각각 3.8배, 3.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가공식품의 경우 세부 품목 73개 중 68개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드레싱(25.8%)이 가장 높았다. 잼(21.9%), 치즈(19.5%), 맛살(18.7%), 어묵(17.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민들의 소비가 많은 설탕(14.1%), 소금(13.0%), 아이스크림(10.8%), 우유(9.9%), 빵(9.5%), 생수(9.4%), 라면(7.7%)도 높은 편이었다.

외식 품목 39개 중에선 커피(1.7%)를 제외한 38개 품목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최근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산물 물가가 치솟아 새로운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과일 물가 상승률은 9.6%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5.3배에 달했다.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이어지면서 대출 이자 부담도 커졌다. 가계가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지출하는 '이자 비용'이 지난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 특히 소득이 낮은 가구의 경우 이자 지출은 18% 이상 증가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와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해 1인 이상 가구의 명목 지출 중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원이었다. 2022년(9만9천원)과 비교하면 1년 새 31.7%나 급등했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소비 지출 증가 폭(5.8%)과 비교해도 5배 이상 높다.

물가 영향을 배제한 실질 이자 비용도 2022년 9만2천원→11만7천원(2023년)으로 27.1% 증가했다. 이 역시 2006년 이래 최대 폭의 증가다.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를 의미하는 가계신용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1천886조4천억원(잠정)으로 역대 최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또한 2017년 92.0%에서 2022년 108.1%로 급증했다. 4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1%로 여전히 높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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