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의 블록체인과 AI] "비트코인 투자 조심하세요"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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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9 07:01  |  수정 2024-03-20 08:12  |  발행일 2024-03-19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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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주〉루트랩 대표이사

비트코인이 1억원을 넘어섰군요. 칼럼을 시작할 때만 해도 1억은 꿈의 숫자였는데 많은 유튜버나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2억, 5억을 외치고 있습니다. 코인 마켓은 엄청나게 위험합니다. 1억이 몇 달 사이에 500만원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거래소에서 거래중지 될 수도 있습니다. 부디 다른 이들이 몇백 배 몇천 배 벌었다는 소리에 나도 해봐야지 하시는 분 제발 없으시길 합니다. 칼럼을 시작할 때 코인 투자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렸지만 경험자로서 경고는 드려야 할 것 같아 거듭 조심하시라는 말씀드립니다. 2008년 리먼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부동산 대출을 담보로 어마하게 발행된 미국 달러를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비트코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총발행량을 2천100만개로 정하고 추가로 발행되지 않으며 소수점 아홉째 자리까지 나뉘어 거래할 수 있게 설계가 되었습니다. 중앙통화 관점에서는 현물의 가치가 현금 대비 지속적으로 상승하지만, 2천100만개의 한정적인 숫자로 인해 코인의 가치가 상승하고 거래되는 트랜잭션이 공개되어 큰돈의 움직임 또한 판단할 수 있게 설계되었죠.

또한 채굴을 하면 비트코인이 생긴다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데 채굴이라는 것은 주어진 조건의 숫자를 빨리 찾는 것이며 이때 해시라는 숫자(digit)를 찾고 그것이 블록이라는 것을 만드는 데 쓰이게 되고 이때 엄청난 컴퓨터 자원과 소모하는 전기에 대한 보상으로 일정 수수료 형식의 비트코인을 채굴자에게 보상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보상체계는 4년마다 절반으로 줄어들게 설계되었으며 보상은 절반이 되지만 채굴의 난이도 상승에 따른 컴퓨팅파워는 승수로 올라갑니다. 투자를 위해 거래소에서 구매한 사람이라면 100만원에 사서 100만원에 팔 수도 있겠지만, 채굴자를 통해 생성되는 비트코인은 2배 이상 원가를 더 지불하게 되어 아주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아마 원가 이하 판매는 힘들 겁니다. 그래서 지난 4년마다 벌어지는 반감기에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라는 이벤트가 벌어졌습니다.

상승은 이렇게 기본적으로 4년마다 반감기라는 이벤트를 통해 벌어지고 있고요. 하락은 왜 오는가? 마운트 곡스 사건이 제가 알고 있는 최초의 가장 큰 비트코인 가격 하락 이벤트였는데요. 일본에 설립된 마운트 곡스라는 거래소가 전 세계 70%의 비트코인 거래를 도맡아 하다 80만개의 비트코인을 해킹당합니다. 지금 기준으로 따지면 80조원 정도이니 어마어마하게 느껴지시죠. 그러한 해킹 이벤트로 각 나라 정부에서의 부정적인 규제 등이 발표될 때마다 가격 그래프가 수직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국내에서는 2017년 가을 겨울 정부의 규제 의지가 가장 큰 이벤트였던 거 같습니다. 새로운 이벤트는 항상 많은 투자자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하였습니다. 불과 30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잔고가 25% 정도 남는 것을 보기도 하고 10여 분 만에 원상회복하는 것을 보며 많이 놀라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조심하는 것이 아니라 겁이 없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고, 지금은 제가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오르는 것은 예정이 되어 있다, 나는 반드시 성공한다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떨어지는 것은 절대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2010년 이후 많은 세계 투자사들이 알고리즘을 통한 주식매매를 진행하였으나 알고리즘도 대응하지 못한 여러 번의 하락장이 존재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규칙을 따라가는 알고리즘조차도 시장을 앞서가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라 마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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