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갈등 의식했나…尹대통령 황상무 수석 사의 수용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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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09:12  |  수정 2024-03-20 09:24  |  발행일 2024-03-20
'회칼테러' 발언 논란 황 수석 엿새 만에 황 수석 사의
2차 윤-한·당정 갈등 수습될까 정치권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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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20일 밝혔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해 12월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제안 정책화 과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총선을 앞두고 황 수석의 '발언 논란'으로 여권에서 위기론이 커지자, 윤 대통령 및 황 수석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당정갈등이 봉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대변인실 명의의 언론공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BS 기자 출신인 황 수석은 지난해 12월4일 총선 출마를 위해 물러난 강승규 전 수석 후임으로 임명됐으나 3개월여만에 물러나게 됐다. 황 수석이 언제 윤 대통령에게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MBC를 포함한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과 5·18 민주화운동 배후 의혹 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황 수석은 야권과 언론단체들이 비판을 제기하자 이틀 만인 16일 입장문을 통해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다만 사퇴 요구에는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하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특히 수도권 등에서 여론이 악화하는 듯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당 지도부와 수도권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황 수석 거취에 대한 압력이 갈수록 세지면서, 사건 발생 엿새 만에 물러나게 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황 수석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 한 바 있다다. 한 위원장은 전날에도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민감해야 한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렸다. 국민들께서 총선 앞에 다른 이슈보다 이런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던 이종섭 주호주대사 부임 논란에 황 수석 문제까지 겹쳐 당정 간 충돌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자, 황 수석 및 윤 대통령 모두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은 황 수서기 사퇴하면서 총선을 과정에서 불거진 당정 갈등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의 관계자는 "한 위원장의 요구에 윤 대통령이 사실상 응답한 만큼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며 "다만 이종섭 대사 논란과 비례대표 공천 논란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에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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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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