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 현상에 일본 여행·직구 급증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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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30  |  수정 2024-04-29 19:07  |  발행일 2024-04-30 제6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 34년만에 최저
대구공항 여행객 지난해 4분기 이어 2번째 많아
일본 직구도 늘어 한 때 품절되기도
역대급 엔저 현상에 일본 여행·직구 급증
엔/달러 34년만에 158엔 돌파. 연합뉴스
역대급 엔저 현상에 일본 여행·직구 급증
역대급 엔저 현상에 일본 여행·직구 급증

기록적인 엔저 현상에 '바이(Buy) 재팬' '고(Go) 재팬'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일본 주식을 사모으거나 현지를 방문해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을 통해 '직구'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29일 오전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값이 장중 160엔을 찍었다. 달러당 160엔대는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다. 원·엔 환율도 한때 864.94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850원대에 이어 1년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

글로벌 '강달러' 현상에 따른 미·일 양국간 금리 차이 여파로 엔화 약세가 심해지는 양상이다. 엔저가 지속하면서 일본 주식에 투자하거나 엔화를 사모으는 등 바이 재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일본 증시의 활황은 영국과 중국, 한국 등 외국인 투자자가 견인한 바 있다.

실제 한국인들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일본 주식을 순매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일본주식 순매수액은 10억 달러(약 1조3천500억원)에 달한다. 이는 1천만달러 수준이었던 전년 초와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최저점으로 판단하고 엔화를 사들이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현지 여행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일본을 찾는 이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올해 1분기 대구공항을 출발해 일본으로 가는 4개 노선 이용객 수(12만2천413명)가 전년 동기(9만9천332명) 대비 23.2% 늘었다. 역대급 엔저를 보였던 지난해 4분기(12만8천928명)에 버금가는 수치다.

올 1분기 우리나라 전체 일본노선 이용객 수(620만5천279명)는 지난해 4분기(576만9천163명)에 비해 7.56%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413만2천343명) 대비 50.16%나 늘었다. SNS상에선 일본 여행을 가서 명품 가방을 사거나 현지 브랜드 제품을 국내보다 싸게 샀다는 인증샷이 줄을 잇는다.

이상필 참좋은여행사 부장은 "일본 여행은 2022년 엔데믹 후 빠르게 회복해 매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며 "항공운임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자유여행객을 중심으로 엔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온라인 직구 제품은 인기상종가다. 지난달 11일 쿠팡이 출시한 일본 로켓 직구에서 제품 상당수가 품절됐다. 일본 컵라면을 비롯해 곤약젤리, 과자 등이 삽시간에 팔려나갔다. 일본 캐릭터가 그려진 생활용품도 완판됐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일본 직구 구매 인증글이 폭주한다. 일본 옥션이나 라쿠텐, 아마존 등 사이트를 통해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맥주도 인기다. 올해 1분기 전체 맥주 수입 규모는 20% 감소한 반면 일본 맥주 수입은 2배 넘게 늘었다.

관세청 무역통계를 보면 올 1분기 아사히·삿포로·기린 등 일본 맥주 수입액은 1천492만5천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5.2% 증가했다. 1분기 기준 5년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맥주 수입량도 1만7천137t으로 103.5% 늘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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