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한민국 관광 반세기 역사를 맞는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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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0  |  수정 2024-05-20 08:31  |  발행일 2024-05-20 제20면

[기고] 대한민국 관광 반세기 역사를 맞는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

다가오는 2025년은 경주 보문관광단지 지정 50주년, 경북도문화관광공사 설립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이와 더불어 현재 경주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개최지 선정을 두고 인천시·제주특별자치도와 현장 실사 등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회의를 넘어 개최국의 품격은 물론 외교, 경제, 문화적 경쟁력을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다. 우리나라는 1991년 서울, 2005년 부산에서 개최됐고, 2025년 3번째 개최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경북도문화관광공사의 사장이자 경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2025 APEC 정상회의가 왜 반드시 경주에 유치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널리 알리고자 한다.

경주는 천년고도 신라의 수도로 널리 알려졌지만, 대한민국 관광컨벤션 산업의 발상지라고 인지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대한민국 관광단지 1호인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1971년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에 따라 1975년 4월 관광단지로 지정됐고, 1979년 4월 개장했다. 관광산업이 전혀 없었던 1970년대,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대한민국 정부와 세계은행과 체결한 IBRD 차관 협정을 통해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관광단지다. 관광산업의 무에서 유를 창조한 대한민국 관광 반세기 역사에서 그 가치와 상징성은 어느 도시보다 경쟁력이 있고, 우수하며, 개최 적정도시로서 정체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특히 보문관광단지 중심에 있는 공사 사옥인 육부촌은 대한민국 관광컨벤션 산업의 발상지다. 당시 보문관광단지 개장과 함께 제28차 PATA(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 총회 워크숍을 통해 세계 40여 개국 2천여 명의 외국 대표들의 방문을 성황리에 유치한 역사적인 곳이다. 2025년이면 개장 50주년이 되는 대한민국 관광 반세기의 산 역사의 장소이기도 하다.

참고로 육부촌 명칭을 왜 현판에 걸었는지 그 의미를 이해하면 경주가 APEC 개최 도시로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 든다. 사실 육부촌은 신라 시대 경주 왕가의 성씨인 박, 석, 김 이외에 신라 건국의 일등 공신인 여섯 부족의 공로를 영원히 기리기 위해 이, 최, 손, 정, 배, 설씨의 성씨를 부여했다.

이들과 정기적으로 모여 상의하고 협의해 결정하는 모습을 보면 이미 1천년 전부터 경주 육부촌에서 컨벤션 역할을 한 역사적인 스토리도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25년 보문관광단지 개장 50주년을 맞아 경북도문화관광공사와 경주시는 대한민국 관광 반세기 기념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대한민국 관광 발상지인 보문관광단지에서 한국 관광의 미래 50년을 꿈꾸다'라는 비전과 함께 다양한 기념행사와 상징형 엠블럼 개발, 관광 콘텐츠화와 관광 역사 기록물 관리 체계화 등을 기획하고 있다.

이러한 기념 프로젝트와 함께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경주에 유치한다면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세계 각국의 정상에게 알리는 것과 동시에 대한민국 관광 반세기의 우수한 역사와 상징성을 홍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APEC 정상회의는 개최국과 도시의 정체성을 선보이는 자리다. 선정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한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잘 표현하고 알릴 수 있는 지역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5 APEC'은 대구시·경북도민의 염원을 모아 대한민국 관광의 역사, 한국 정신문화의 모태 도시이자, 컨벤션 산업의 발상지인 경주에서 반드시 개최돼야 한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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