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맛집의 조건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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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28  |  수정 2024-05-28 06:57  |  발행일 2024-05-28 제23면

맛집의 조건에는 가장 기본적으로 음식의 맛과 가성비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인이나 종업원의 태도도 한몫한다. 예전에는 욕쟁이 할머니 등이 인기를 끄는 맛집으로 꼽힌 적도 있지만, 요즘은 비록 기계적일지라도 친절한 식당을 찾는다. 여기에 진심 어린 손님 응대는 당연히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경북 문경에 '족살찌개' 맛집으로 소문난 한 식당은 음식 맛과 가격도 괜찮지만 유일한 종업원도 단골손님의 사랑을 받는다. 30년 넘게 이 식당에서만 일한 이 여종업원은 주 메뉴가 바뀌고 장소를 옮겼을 때도 떠나지 않았다. 가장 큰 특징은 손님의 부름에 씩씩한 목소리로 즉각 대답하고 작은 요청도 잊지 않고 응대한다. 어느 날 14명의 어르신 단체 손님이 점심 식사 뒤 셀프서비스인 커피를 타서 먹으려고 하자 그녀는 바쁜 중에도 "자리에 앉아 계시면 갖다 드리겠다"라며 웃는 얼굴로 제공하는 친절함을 보였다.

족살찌개는 탄광의 광부들이 즐겨 먹던 메뉴로 문경시가 향토음식으로 보급하기 위해 맛집으로 선정하고 약간의 지원을 했다. 맛집으로 입에 오르내리자 유명 '먹방 프로그램'에서 촬영을 요청했다. 식당 주인은 "영업시간 중에는 손님 식사에 방해된다"며 협조를 거부하자 방송사 측은 음식을 숙소로 가져가 촬영했다. 홍보와 인기도 좋지만, 손님에게 불편을 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주인의 철학이 돋보인 일화였다. 이러한 바탕에 다루기 힘든 큰 도자기 그릇에 음식을 담아내는 정성까지 더해 이 식당은 점심시간이면 말 그대로 발 디딜 틈 없이 신발장과 신발 벗는 공간이 꽉 차도록 손님이 몰린다. 맛집은 뭔가 나름의 비결이 있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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