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국 사태' 4년 만에 총장직 복귀 최성해 동양대 총장 "부도덕해도 용서되는 풍토 슬퍼 내로남불 좌파 정치인 자성해야"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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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7  |  수정 2024-06-17 08:04  |  발행일 2024-06-17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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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의 여파로 쫓기듯 물러났다가 4년간의 법정 소송 끝에 다시 총장직에 오른 최성해 동양대 총장. 그는 정치가 도덕과 신뢰를 상실한 상황에서 '도덕과 상식'을 갖춘 교육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거짓이 성공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면서 한결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복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표창장 위조 사건 이후 4년 만이다. 최 총장은 조 전 장관·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부부의 딸이 받은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해 "발급한 적 없다"고 말하면서 '조국 사태' 논란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었다. 살아있는 권력의 실세에 불리한 증언을 하면서 대학 총장 자리에서마저 쫓겨나는 등 풍파를 겪었지만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임원취임 승인 취소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대법원까지 이어진 길고 긴 재판 끝에 최종 승소했다.

뻔뻔한 거짓말의 정치 보면서
도덕·상식 갖춘 대학교육 생각
특권 폐지 운동에 매진한 이유

대학, 지방소멸 막는 최후 보루
'지역인재 할당제' 강력 시행을
특성화 통해 영주캠퍼스 유지

▶총장 복귀를 축하드린다.

"축하할 일은 아니다. 총장 사퇴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다. 무소불위의 권력에 맞섰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다만 우리 정치 현실을 보면 너무 후안무치하다는 것이다. '팬덤 정치'에 빠져 국민을 이만큼 무시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정치가 '도덕과 신뢰'를 상실했으니, 어떻게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겠나. 좀 더 큰 차원에서 '도덕과 상식'을 갖춘 교육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정치적으로 핍박을 받던 당시에 몸도 마음도 매우 아팠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 개인적 고통이나 슬픔보다 더 슬펐던 것은 '정치가들이 너무 뻔뻔하다'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정치는 '팬덤 정치'라 아무리 거짓말을 하고 부도덕한 일을 저질러도 모두 용서가 된다. 평범한 국민이 이런 종류의 거짓말을 했다면 어떻게 됐겠나. 정치인들, 특히 좌파 정치인들은 자성(自省)해야 한다. '내로남불'의 이름으로 모든 게 용서되는 풍토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겠는가. 정치가 바로 서야 국민도 행복할 수 있다. 지금의 정치로는 국민이 행복할 수 없다."

▶'조국 사태' 당시에 증인 역할을 했는데.

"당시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 수여를 자기에게 위임했다'고 말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난 위임한 적이 없다. 표창장을 보니 금방 가짜인 것을 알았다. 그런데 마치 내가 조국-정경심 교수의 앞길을 막은 듯이 비난했다. 나는 크게 실망하고 충격을 받았다.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 저렇게 거짓말과 불법을 자행하는 게 국민 모두에게 어찌 충격이 아니겠나.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그것을 그대로 용인했다면 정말 사회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학이 정치꾼의 눈치만 봐서 되겠나. 그것이 과연 대학인가. 지금도 나는 대학에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 거짓이 성공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어떤 활동을 했나.

"사퇴 후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다. 내가 재산이 있나, 무엇이 있나. 정치적으로도 많은 핍박을 받았다. 이번 일을 당하면서 우리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내로남불', 무소불위의 권력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나. 나라를 생각하면 걱정도 많았다. 정치제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시대의 양심'인 장기표 선생과 함께 '특권폐지 운동'에 매진하게 됐다."

▶현재 동양대 영주캠퍼스 학생 수가 많이 감소했다. 대책이 있나.

"지방대학의 위기는 오래전에 이미 예견된 것이다. 어떤 의미에선 불가항력이고 국가적 위기다. 아무리 환경을 아름답게 하고 시설을 정비하고 디지털화해도 학생들이 수도권이나 광역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간호, 철도, 베어링 등을 중심으로 특성화를 가속해 영주캠퍼스를 유지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많은 지역 대학들이 글로컬 대학 공모 사업에 도전하는 상황인데.

"글로컬 대학이라는 게 학과 간, 대학과 지역-산업 간, 국내와 국외 간 벽을 허무는 작업이다. 지역과 산업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현재 수행 중인 대학혁신 지원사업과 지방대학 활성화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려 한다. 교육 혁신 및 융합을 통한 대학의 경쟁력을 향상하는 게 중요하다. 이것이 결국은 지역사회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게 되는 것이다. 또 지자체와 대학 교육 혁신을 강조하는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주에 지역소멸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동양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데.

"국가적 위기다. 지역소멸은 지역경제와 일자리 기반을 위축시키고 정주기반을 와해시킨다. 결국, 삶의 질도 저하된다. 대학은 지역소멸을 방어하는 마지막 보루이다. 대학이 있음으로써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이 가능하다. 또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문화적 혜택의 공급 등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정부는 교육, 의료, 문화 분야 등에 어떤 형태든 재정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의 기업들도 지역인재에 대한 할당제를 강력하게 시행해야 한다. 일자리가 있어야 사람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는다."

▶시대 변화에 따라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리더십 유형이 바뀌고 있다.

"시대가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다. 대학도 이미 오래전부터 단순한 교육기관으로만 보기 힘든 환경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대학을 경영한다는 것은 너무 힘들다. 그래서 많은 분이 대학의 리더십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한다. 최근의 사태를 겪으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은 '진실의 리더십'이다. 미국의 유명 정치학자인 번즈(J.M. Burns)는 '리더십은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지만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이론가에 따라서 모두 다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진실한 삶에서만 나올 수 있다. 진실한 삶 속에서 '신뢰'가 나온다. 신뢰할 수 없다면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라고 자꾸 두둔하지 말고 옷 전체가 먼지투성이면 차라리 버리면 된다."

▶학생들과 지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학생은 배우려고 학교에 왔기 때문에 배우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생이 배움에 충실하지 않고 남들을 가르치려고 해서도 안 되고 배우지도 않은 것을 써먹으려고 해서도 안 된다. 좋은 학생이 결국은 좋은 국민이 되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주민들도 학생을 좀 더 자식처럼 보듬어 주었으면 좋겠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표'로만 생각하니 오늘날 정치가 이 지경이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을 '돈'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자식처럼 생각하면서 그들을 바라봤으면 한다."

글·사진=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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