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엄중한 우려·규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하뉴스

정부가 20일 전날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여 상호 군사,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데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장호진 국가 안보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정부는 이번 협정이 6.25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먼저 침략 전쟁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두 나라가 국제사회의 선제공격을 가정하여 군사협력을 약속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책임과 규범을 무시한 처사로, 명백한 궤변이자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는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어떠한 협력도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이며, 국제사회의 감시와 제재의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정부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제재 결의안을 주도한 러시아가 스스로 결의안을 어기고 북한을 지원하는 것은 우리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며, 한-러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확장억제력과 한미일 안보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교를 다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선물한 아우루스 차를 서로 번갈아 몰며 영빈관 구내를 달렸다. 김 위원장은 승용차의 성능을 높이 평가하며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는 전날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하고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는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해 '자동 군사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러 간 동맹관계가 28년만에 복원된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과 러시아의 이번 조약체결에 대해 "자동군사개입이 아니어도 동맹에 가깝다"고 평가하며 우크라이나에 무기지원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