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올림픽 이색종목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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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03  |  수정 2024-07-03 07:01  |  발행일 2024-07-03 제27면

옛 초등학교 운동회 때 가장 용을 써서 겨룬 종목을 꼽으라면 단연 줄다리기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도 유달리 손에 땀을 쥐게 한 장면은 줄다리기였다. 재밌는 건 줄다리기가 과거 한때 올림픽을 대표하는 종목이었다는 사실이다. 파리 올림픽(1900)부터 앤트워프 올림픽(1920)까지 열렸다. 당시 줄다리기 강국은 영국이었다. 두 차례나 금메달을 땄다. 대표팀은 전문 선수가 아닌 직업 경찰관들로 구성됐다고 한다. 사실, 줄다리기는 여전히 지구촌 많은 나라에서 즐기고 있는 경기다. 국제연맹도 꾸려져 있어 올림픽 종목 재지정을 위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비공식이긴 하나 예술 종목이 열린 적도 있었다. 스톡홀름 올림픽(1912)부터 런던 올림픽(1948)까지다. 건축을 비롯해 기악·오케스트라·독창·합창·회화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1~3위에겐 당연히 메달이 주어졌다. 앞서 1900년 파리 올림픽은 가히 엽기적이다. 정규종목에 '비둘기 사격'이 있었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아 결국 폐지됐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 신규 종목 가운데선 '브레이킹'이 이채롭다. 최근 비보이 김홍열(홍텐)이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냈다. 그는 올해 만 39세로 한국 브레이킹계의 레전드로 통한다. 20대 초반의 비보이들도 혀를 내두를 강인한 체력과 묘기에 가까운 브레이킹을 보여준다. 그는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게 경쟁할 수 있다는 걸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한 듯하다. 그의 올림픽 메달 도전을 응원한다. 이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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