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인사이드 아웃2'의 불안이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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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05  |  수정 2024-09-13 09:13  |  발행일 2024-07-05 제26면

디즈니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는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단기간에 흥행 수입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의 흥행 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영화는 전날까지 전 세계에서 10억1천481만달러(약 1조4천50억원)의 티켓 수입을 냈다. 개봉 후 19일 만에 이룬 성과다. 애니메이션으로는 가장 빠르게 도달한 기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드 아웃2에는 '라일리'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감정들이 등장한다.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다. 그중 관심을 받는 감정은 '불안'이다.

불안이는 라일리를 위해 기존의 감정인 '기쁨' '슬픔' '버럭' '소심'과 충돌한다. 그러다 기존의 감정들을 본부에서 쫓아내 버리기까지 한다. 기존의 감정들은 다시 본부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는 사이 사건은 발생한다. 불안이가 계기판 컨트롤을 잡으면서 라일리에게는 안 좋은 상황이 펼쳐진 것.

그럼에도 불안이가 악역이 아닌 건 모든 게 라일리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시작됐기 때문. 처음 등장 당시 혹시 모를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6개의 가방을 챙겨온 것, 불안을 들키지 않으려 애써 미소를 짓는 것 등 모든 게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걸 영화는 말해준다.

특히 한국인들이 불안이의 모습에 공감을 많이 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강력한 감정이 불안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높은 교육열로 어린 시절부터 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을 겪는다. 또 사회에 나와서도 무한한 경쟁 속에 있는 모습 등으로 불안을 늘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것. 온라인상에서도 "애니메이션 후반부 폭주하는 불안이를 보며 스스로를 보는 듯해 울었다" "불안이의 모습이 꼭 나 같아서 눈물이 난다" 등 직장인들의 감상평이 올라오고 있다.

인사이드 아웃2를 본 기자도 불안이의 모습을 보며 울컥 감정이 차오르기도 했다. 무엇이든 잘 해내고 싶은 나의 마음이 나의 감정 불안이를 폭주시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는 공감에서 나아가 불안이와 같은 감정도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는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불안이가 필요하다는 것.

애니메이션의 마지막에는 "우리는 너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온전히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해보는 건 어떨까.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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