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PROUD PARENT

  • 장윤아
  • |
  • 입력 2024-08-23  |  수정 2024-09-13 09:13  |  발행일 2024-08-23 제26면

이번주 SNS상에서 서울대학교가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유는 일명 '서울대 스티커'다.

해당 스티커의 공식 명칭은 'SNU Family' 스티커로, 서울 국립 대학교를 뜻하는 Seoul National University와 가족을 뜻하는 Family의 합성어다. 이 스티커는 서울대학교 공식모금기관인 '서울대학교 발전재단'이 서울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자녀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무료 배부하고 있다. 이 스티커 세트는 4개 종으로 구성돼 있다. 각 스티커에는 서울대학교를 상징하는 로고와 함께 'PROUD FAMILY'(자랑스러운 가족)·'PROUD PARENT'(자랑스러운 부모)·'I'M MOM'(나는 서울대생 엄마)·'I'M DAD'(나는 서울대생 아빠)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를 두고 SNS상에서는 "학벌 서열화 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지나친 학벌 과시"라는 비판과 "미국 대학 등에서도 판매하는 것"이라며 문제 될 것 없다는 의견이 부딪히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시민단체는 서울대의 이 같은 행태가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사려 깊지 못한 사업으로 논란을 자초한 서울대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학생회가 학교 로고 등으로 학생을 위한 굿즈(기념품 등)를 만드는 것은 일상적인 편이지만, 대학이 학생 가족을 위해 굿즈를 제작·배포하는 일은 흔치 않다"며 "그 천박한 발상에 각계의 비판이 거세다"고 강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발전재단 관계자는 "요즘에는 학부모 역시 교육 참여 주체로 학교에 관심이 많다"며 "학부모 맞춤으로 학교에 대한 관심과 소속감을 제고하는 목적으로 제작됐다"고 스티커 제작 배부 기획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비판 여론에 대해서는 "우월감을 드러내기 위해서 기획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학교에 들어온 것은 학생이지만 학부모도 고생하셨다. 그런 부분에 대한 소속감, 연대감, 자긍심 등을 고려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대 스티커' 논란의 열기가 책 식기도 전에 교육부가 '대한민국 학부모상' 제정을 추진하며, 우리 사회에 '좋은 부모'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가 충분히 성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시에 성공한 학부모가 '모범적인 학부모'의 기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논란들은 모두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지 않아서 생긴 문제로 보여진다. 다들 조금만 배려하고 한발 뒤에서 바라보면 분쟁과 다툼이 줄어드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장윤아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