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특검법에 한동훈 진퇴양난…與 '공수처 후 결정'에 추진력 잃나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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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4  |  수정 2024-09-03 18:12  |  발행일 2024-09-04 제4면
제3자 특검법에 한동훈 진퇴양난…與 공수처 후 결정에 추진력 잃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일 오후 경북 구미시 산동읍에 위치한 반도체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원익큐엔씨를 방문해 업체 직원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자신이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특검법'을 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한 대표는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특검법 자체에 반대 기류가 강한 의원들을 설득하기는 힘든 만큼, 사실상 추진력을 잃었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3일 야권은 대법원장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했다. 이에 한 대표는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내부 논의를 하겠다면서 일각에서 알려진 채상병특검법 추진 포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친한계인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제3자 특검법에 대해 "한 대표는 (특검법을) 발의한다는 것"이라며 "당내 논의를 거쳐야 되고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선 한 대표의 제3자 추천 방식 특검법에 부정적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전날 라디오에 출연 "제3자 특검법 이야기를 하는 것과 입법화 과정은 별개의 과정"이라며 "당내 의견 수렴 절차가 있어야 하고 정부와의 사전 교감도 필요하다. 그런데 특검법이 당내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게 제 판단이다"고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야당의 채상병 특검 추진에 대해 "수사기관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에 그것이 미진하다고 생각할 때 특검을 고려하겠다"면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기관의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 특검을 검토하겠다. 그게 우리 당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했다.

한 대표의 제3자 특검 논의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네번째 채상병특검법을 발의하며 압박에 나섰지만, 공수처 수사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는 한 대표의 특검법 추진에는 제약이 걸려 있다. 더욱이 한 대표는 야당안을 적극 반대해야 하지만 제3자 추천 방식이 포함된 만큼, 대표 경선 시절 공약에서 '말을 바꿨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도 기자회견을 통해 "채상병 특검 관련 청문회에서 외압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라고 특검법 필요성을 반박한 바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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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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