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韓日 문제 남아있지만 전향적 자세로 함께 노력" 日기시다와 정상회담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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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6 19:51  |  수정 2024-09-06 19:56  |  발행일 2024-09-06
퇴임 앞두고 방한한 기시다 총리와 12번째 정상회담 개최
기시다 "과거 힘들고 슬픈 경험한 한국인에 가슴 아파"
재외국민 보호·출입국 간소화 등 협력 방안 논의
尹 韓日 문제 남아있지만 전향적 자세로 함께 노력 日기시다와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확대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제3국에서 재외국민의 위급사항 발생 시 서로 국민보호를 돕는 데 합의했다. 또 한일은 양국 국민들이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출입국 간소화' 방안도 적극 모색하는 등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협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통령실에서 약 100분간 정상회담을 통해 이같이 논의했다. 이는 두 정상의 12번째 회담이자 기시다 총리 퇴임을 앞두고 이번 정부들어 재개된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여전히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 있다"면서도 "더 밝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지속될 수 있도록 양측 모두가 전향적인 자세로 함께 노력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재외국민 서로 보호등 다양한 양국 협력 방안 논의
이날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지난 2년 간의 한일관계 발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양국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두 정상은 한일 관계의 개선이 한미일 3국 협력 체계의 발전과 한일중 프로세스 재활성화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졌음을 재확인하고, 기시다 총리의 퇴임 후에도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저 자신은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한국 측이 발표한 일제강점기 징용 배상 해법을 언급하며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1998년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은 역대 일본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이날 '한일 제3국 내 재외국민보호 협력 각서'가 체결된 것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이를 통해 위급 상황 시 양국 간 협력을 보다 강화하는 데 기대를 표했다. 이 각서는 총 8개 항으로 이뤄졌으며, 제3국 위기 발생 시 양국이 자국민 철수를 위한 지원과 협력을 위해 협의하고, 평시에도 위기 절차 훈련에 관한 정보와 모범사례를 공유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서울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협력각서는 작년 4월 수단 쿠데타 발생과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발생 시 한일 양국이 재외국민 긴급 철수를 위해 협력한 사례를 기초로 우리 측이 먼저 한일 간 공조를 제도화하자고 제안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세계 각지에서 정정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외국민보호협력 각서는 양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尹 韓日 문제 남아있지만 전향적 자세로 함께 노력 日기시다와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출입국간소화·한반도 평화 문제도 소통
또한 양국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60주년 준비 TF를 중심으로 실질 협력 성과 발굴 작업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출입국 간소화 조치와 같이 양국 국민들의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는 양국 간 인적교류가 최고 수준인 연간 1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출입국 간소화 방안과 관련한 질의에 "일본 법무성이 먼저 실무검토에 착수했다고 알려왔다"며 "우리도 일본과 협의에 응하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이 일본 입국장에 들어가서 긴 줄을 서게 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소해보고자 출국 전 입국심사도 병행하는 사전입국심사제도를 일본이 먼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방 국가에 심사관을 파견해 신체정보 시스템도 구축해 출국 전 간편하게 입국 절차까지 마치는 절차를 일본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하기로 했다. 현재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러북 밀착 상황 등에 대해 서로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측이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지지를 표명해 준데 사의를 표명하고 "우리의 통일 노력에 대한 일측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두 정상은 유엔 안보리 등 국제무대에서 다양한 현안에 대해서도 긴밀히 소통하면서,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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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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