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혁신당 '호남 주도권' 다툼…재보선 신경전 격화

  • 정재훈
  • |
  • 입력 2024-09-23  |  수정 2024-09-23 07:31  |  발행일 2024-09-23 제5면
내달 선거 앞두고 거센 충돌

진보진영 분열 우려 쏟아져

20여일 남은 10·16 재보궐 선거를 두고 야권의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대구경북(TK)의 경우 재보궐 선거 해당 지역이 없어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에선 협력 관계였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거세게 충돌하면서 진보 진영의 분열까지 우려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재·보궐선거에선 전남 곡성·영광 군수를 포함해 부산 금정구, 인천 강화군수 등 기초자치단체장을 선출한다. 특히 곡성·영광 지역의 경우 지난 4월 총선 당시 혁신당이 호남 지역 비례대표 득표율 1위를 기록한 바 있어 야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즉 진보 진영의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혁신당이 다시 한번 민주당과 '정면대결'을 펼치는 것이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주부터 재보궐선거 지역을 잇따라 찾는 등 선거전에 총력전을 예고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3일 영광을 시작으로 24일 곡성, 25일 부산 금정을 차례로 방문한다. 인천 강화의 경우 당초 주말(21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폭우 등 현지 사정으로 일정을 미룬 바 있다. 혁신당의 경우 조국 대표가 지난 13일부터 전남에 월셋집을 마련하는 등 '한달살이 선거운동'을 시작하며 일찌감치 선거 모드에 돌입했다. 조 대표는 최근 회의에서 "호남은 사실상 민주당 일당 독점 상태"라며 "고인 물은 썩는다.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해 민주당과 혈투를 예고했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주철현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틀 전 호남에서 민주당이 1당 독점 정당이라고 비난하는 발언이 공개석상에서 나왔다"며 "국민의힘 논평이 아닌,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행한 믿지 못할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조국혁신당 의원들의 본회의 불참을 두고 동료 의원에게 "동네 선거하나. 부끄럽다. 지방의원인가"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당은 발끈했다. 혁신당 이규원 대변인은 "민주당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혁신당에 대한 비난이 위험수위를 넘나든다"며 "선거 끝나고 다시는 안 볼 사이처럼 굴지는 말자"고 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의 문자메시지에 대해 "2명의 군수를 뽑는 선거를 '동네 선거'라고 폄하한 것이 아니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혁신당 측은 호남에선 경쟁,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군은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