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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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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국민의힘 진종오 최고위원,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서범수 사무총장, 김민전 최고위원, 장동혁 최고위원, 한동훈 대표, 윤 대통령,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인요한 최고위원, 김종혁 최고위원, 홍철호 정무수석. 뒷줄 왼쪽부터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 정희용 원내대표 비서실장, 곽규택 수석대변인,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연합뉴스 |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윤석열 대통령)
"대통령님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가지며 '당정 화합'에 시동을 걸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국민의힘 지도부를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으로 초청해 야외에서 만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은 전당대회 다음날인 7월24일 이후 두번째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지난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순방 후 귀국 행사에서 짧게 악수한 뒤 이틀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정치권은 이번 만찬으로 내년도 의대 증원 문제를 비롯해 독대 불발 등 '윤-한 갈등설'이 지속적으로 불거졌던 만큼 이를 해소할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았다. 대통령실 측은 이를 의식한 듯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면서 "상견례와 함께 당 지도부를 격려하고 화합을 다지는 만찬"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회동에선 의료 문제나 김건희 여사 논란과 같은 민감한 현안은 논의되지 못했고, 한 대표가 요구한 독대도 이뤄지지 못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주요 현안에 대한 언급도 거의 없었다. 한 대표는 회동 뒤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대통령과 현안을 논의할 자리를 잡아달라"면서 사실상 독대를 다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윤 대통령은 분수정원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던 한동훈 당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만찬장으로 함께 이동했다. 참석자들은 대통령이 도착하자 모두 박수를 보냈고 이에 윤 대통령은 "반갑습니다" "잘 지내셨어요?"라고 안부를 물었다. 이후 신임 최고위원들에게는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오미자차로 다 같이 건배하며 만찬을 시작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배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술을 마시지 않는 한동훈 대표를 고려해 만찬주 대신 오미자차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만차 발언에서도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메뉴를 직접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또 "원래 바베큐를 직접 구우려고 했었다"면서 지난 5월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만찬을 하며 비서실장과 함께 직접 고기를 굽고, 계란말이를 만들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그날 (계란말이) 잘 안되더라"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식사를 하면서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고 정혜전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체코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세계적으로 원전시장이 엄청 커지면서 체코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한다"면서 "2기에 24조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AI 반도체 등으로 전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대안이 원전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하며 "우리 기업도 함께 참여하는 현지화를 통해 상대국의 원전 생태계와도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도 대화 중간중간 관심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거나 윤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식사 중 추경호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한 간담회에서 양자학을 많이 알고 있어 놀랐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한 전문가가 양자학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미래에 보안이 뚫릴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예산을 투입하고 지원하려면 어렵더라도 양자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나갈 무렵 참석자들에게 "커피 한 잔씩 하자"며 "우리 한 대표는 뭐 드실래요?"라고 먼저 묻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자,이에 한 대표는"대통령님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음료를 좋아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만찬 후 참석자들은 공원에서 '국민을 위하여'라는 구호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공원을 소개시켜주겠다고 즉석에서 산책을 제안했고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나란히 10여분 동안 산책을 하고 담소를 나눴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초선의원들과는 식사를 했는데, 다음에는 재선, 삼선 의원들과도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다음 여당 의원들과 소통을 기약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