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VIP격노설 서면질문에 "국가안보 사안 답변 못한다" 회신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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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26  |  수정 2024-09-26 07:29  |  발행일 2024-09-26 제5면
박정훈 항명사건 8차 공판

윤석열 대통령 측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중 이른바 'VIP(대통령) 격노설'에 대한 군사법원의 서면 질문에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며 답할 수 없다는 취지로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5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 사건 8차 공판을 통해 알려졌다.

이날 공판에선 윤 대통령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의 회신이 왔으며, 신청서 내용에 윤 대통령 측이 답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지난 7차 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VIP 격노설과 관련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 등의 발언을 대통령이 했는지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묻고자 하는 사실조회 신청을 냈고 재판부가 이를 채택한 바 있다. 사실조회 신청 내용은 △"임성근(전 사단장) 등을 형사입건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대통령이 했는지 △지난해 7월 31일 오전 11시54분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내선 번호 '02-800-7070' 전화로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했는지 △했다면 어떤 내용인지 등 세 가지 사항이었다.

사실조회는 사실상의 서면조사와 유사하지만, 신청받는 당사자가 이에 답해야 할 강제성은 없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지난 24일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귀 법원에서 사실조회를 의뢰한 사항들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으로 응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이날 공판에는 해병대 전 중앙수사대장 자리에서 박 대령을 직속상관으로 뒀던 박 모 중령이 증인으로 나왔다. 박 중령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통화 내용이 지난해 9월 공개된 바 있는데 당시 통화에서 김 사령관은 "우리는 진실되게 했기 때문에 잘못된 건 없다" "이렇게 하다가 안 되면 나중에 (박 대령이) 내 지시사항을 위반한 거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등 발언을 한 것으로 나와 논란이 됐다.

박 중령은 증인 신문에서 녹취 파일을 자신이 박 대령에게 줬다며 "사건 생기고 나서 돌아가는 모양이, 단장님(박 대령)이 억울한 것 같다고 느꼈다"면서 "파일을 단장님한테 드리면서 '군검찰도 군사법원도 국방부(소속이)니 어렵다, 2심 민간 법원에 나가서 할 때 쓰시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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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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