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못끄는 '명태균·김대남 해명'…여권 "이러다 당정 공멸"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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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09  |  수정 2024-10-09 07:41  |  발행일 2024-10-09 제5면
"대선 이후 명씨 만난 적 없어…대통령 부부 친분 주장은 과장"

용산 진화에도 의혹 보도 이어지며 與 "탄핵 빌미될라" 불안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손꼽히는 명태균씨와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발언들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보 진영 언론 및 유튜브에서 연일 이들의 발언이 터져나오면서 여권에선 당정이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명씨는 최근 잇따라 언론 인터뷰를 갖고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설명하고 있다. 윤 대통령 자택에 수차례 방문해 국정에 대해 조언했고, 윤 대통령 부부에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와 공직을 제안받았다는 것이 명씨의 주장이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기존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을 넘어 한 대표와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과거 발언들이 지속 보도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인터넷 매체는 지난 1월23일 윤석열 대통령과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한 대표가 불이 난 충남 서천군의 서천특화시장을 나란히 찾기 전 한 대표가 김 여사에게 사과를 했다고 주장하는 김 전 비서관과의 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김 전 비서관은 "한동훈이가 (김 여사에게) 미안 죄송하다고 했어" "아주 무릎을 딱 꿇었다"고 했다. 그는 또 다른 녹취에선 "용산은 십상시(박근혜 정권 실세 10인방을 이르는 말) 같은 몇 사람 있다"며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경북 일부 의원들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과장되고 일방적 주장"이라며 소통을 끊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언론에 "명씨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돕겠다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서초동 자택을 찾아와 처음 만났는데, 주위에서 조심해야 할 사람이라고 하고, 엉뚱한 조언을 해서 소통을 끊었던 사람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윤 대통령과 명씨의 만남은 대선 당선 이전이었고 당선 이후에는 만난 적도 없고 소통하지 않았다"며 "명씨의 과장되고 일방적인 주장에 대통령실이 왜 끌려들어 가겠는가"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이 해명에 나서고는 있지만 명씨와 김 전 행정관과 관련된 보도들이 지속해서 나오면서 여권은 당황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매일 같이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다 보니 여권 내에서도 "탄핵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감사 기간인 만큼 이와 관련된 야권의 공세도 방어하기가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이날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명씨와 용산을 겨냥한 의혹을 정조준 했다.

한편 명씨와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김영선 전 의원, 김 전 행정관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모두 국회 국정감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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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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