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공천 개입 물증"…용산 "공관위 보고도 지시도 없었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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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01  |  수정 2024-11-01 07:26  |  발행일 2024-11-01 제4면
"김영선 해줘라 했다" 尹-명태균 통화 녹취 파장
野 "취임날 공천 발표돼 임기 중 개입…진상조사 후 조치"
친윤 권성동 "취임 전 대화…朴 때와 달라 탄핵 사유 안돼"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과거 통화 녹취가 공개되면서 31일 정치권에 파장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을 밝힐 물증을 확보했다"며 윤 대통령과 명씨의 2022년 5월 9일 통화 녹음 자료를 공개했다. 녹음 자료에는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윤 대통령의 음성이 담겼다.

해당 통화는 2022년 6월 재보선에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지역에 공천받기 직전인 그해 5월 9일에 이뤄진 것이다. 다음 날 국민의힘은 김 전 의원을 공천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즉 대통령 취임 당일(2022년 5월 10일) 국민의힘 공천이 발표된 만큼 임기 중 일어난 '당무개입'이란 설명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탄핵 등 구체적인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민주당은 진상 조사를 더 진행한 뒤 법적 조치를 취하다는 방침이다.

명씨가 해당 통화를 지인에게 들려줬다는 또 다른 녹취도 공개됐다. 여기엔 "지 마누라가 옆에서 '오빠, 명 선생 처리 안 했어? 명 선생 이렇게 아침에 놀라서 전화오게끔 만든 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있는 거야?'(라고 하니까) 나는 했다고 마누라한테 얘기하는 거야. 장관 앉혀라 뭐 앉혀라 이러고 있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면서"라는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당시 윤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부인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윤상현 의원은 "공관위원장으로서 자료나 서류를 일절 (대통령 측에) 들고 간 적이 없다"면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을 부인했다. 또 대통령실은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면서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말했다.

여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 차원의 입장은 일절 내지 않고 대응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도 침묵했다. 다만 친윤계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윤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대화했던 것이기 때문에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천개입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사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명태균씨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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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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