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는 경북 김천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의 선도기관이다. 이들은 이전 초기부터 임직원이 거주할 '도로공사 주거타운(도공촌)' 조성에 나서는가 하면 '지역 상생발전위원회'를 만들어 김천시와 함께 운영했다. 또 김천대, 금오공대 등 지역 대학들과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빠르게 지역사회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주민들로부터 혁신도시 조기 정착의 희망을 가지게 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도로공사는 끊임없는 고속도로 건설과 선진화를 통해 국가 성장 기반을 굳건히 다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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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한국도로공사 사옥 1층 로비에 마련돼 시민에게 개방된 '길벗 열린 도서관' 전경 <한국도로공사 제공> |
한국도로공사는 사사(社史)를 통해 "도로 공사의 태생적 목적은 국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밝히고 있다. 도로공사는 그동안 직접 고용 부문을 제외하더라도 고속도로 건설과 운영 과정(유지관리, 교통 운영, 휴게소 등)에서 대규모의 간접고용을 창출해 왔다.
한국도로공사는 2020년을 기준으로 지난 50년간 국내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마련된 일자리를 약 686만 개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30년(1967~1997)간 국내 고속도로 건설에는 19조 9천억 원이 투입됐고, 여기에 512만 명의 일자리가 마련됐다. 이를 투자 대비 고용 창출 효과로 환산하면 1조 원당 약 25만 개의 일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2005년 발표한 '도로정비 기본계획 수정계획(2006~2010)'을 참고하면 지난 1998~2010년까지 13년간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143만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계획(2016~2020)'에 따르면 2011~2015년 사이에는 고속도로 건설을 통해 23만 명에게 일자리가 제공됐다.
한국도로공사는 2010년대에 들어서부터 청년실업 해소와 소외계층 일자리 마련에 적극 나섰다. 2009년엔 공기업 최초로 인턴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도했으며, 2009~2010년 사이에 기초생활 수급자, 실직자, 저소득 여성 가장 등 소외계층 2천700명을 고속도로 환경개선 부문에 채용한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취약계층 고령자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이들을 채용해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운행제한 차량 검측과 단속지원 업무를 담당하게 한 것이다. 시니어 사원은 지난 2015년까지 1천522명을 채용했다.
사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서도 한발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 도로공사는 비정규직 사원에 대해 100%에 가까운 전환율을 기록함으로써 2018년 7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정규직 전환 우수기관'에 선정된 바 있다. 2018년 6월에는 한국도로공사 시설관리<주>를 설립해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옥관리(청소, 경비 등) 직원 296명을 수용하는 한편 2019년 1월엔 안전순찰원 896명의 신분을 도로공사 직원으로 전환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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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함진규 사장(앞쪽) 등 도로공사 노·사가 지역 저소득층 등에 전달할 김장을 담그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
청소년부터 장년층까지 주민들의 창업 활동을 지원하는 '김천지역 청년 CEO 육성과 인재 채용'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지역사회와 동반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도로공사는 2018년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7년 동안 지역의 고교 및 대학 창업동아리에 총 2억7천400만 원을 지원, 104개 팀에서 예비기업인을 배출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지원 대상을 고교동아리까지 확대하는 등 지역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20년부터는 지역 청년들의 창업 지원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김천시 청년 CEO 육성사업'도 김천시, 한국전력기술, 교통안전공단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산업·일반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유망 사업 아이템과 기술력을 가진 CEO를 선발해 관련 교육과 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들에게 창업활동비 1억4천500만 원을 지급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역 중소기업의 효율적 지원을 위해 '지역 중소기업 저금리 대출 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iM뱅크 등과 '상생 금융 지원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도로공사가 조성한 예탁금 500억 원을 재원으로 참여 은행이 중소기업에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실행되며, 750억 원(2022년), 1천억 원(2023년), 1천200억 원(2024년) 등으로 매년 규모를 늘리고 있다. 대상은 대구·경북 중소기업과 한국도로공사와 계약한 중소업체 및 중소기업 기술마켓 등록 업체 등이며, 최대 대출액은 기업 당 5억 원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7년여 동안 1천800개 기업의 금융 대출(4천392억 원)을 지원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역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겨울 추위를 앞두고 연탄 난방에 의존하는 김천지역 고령자 및 취약계층 100세대에 연탄 3만 200장을 나눠줬다. 이날 함진규 사장 등 도로공사 임직원 40여 명은 릴레이식으로 직접 연탄을 나르는 등 받는 이의 마음 까지 따뜻하게 했다. 지난해 시작된 도로공사의 '온기 가득 연탄 나눔' 봉사활동은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2023 전국 연탄사용 가구 조사보고서'를 참고한 선행이다. 이들은 곧 저소득 노인과 아동 가구 등을 대상으로 방한용품과 간편식 지원에 나서는 등 선행을 이어간다. 지난해에는 도로공사 노·사가 함께 담근 김장김치 3천kg을 결손가정 및 저소득층에 나눠주기도 했다. 이밖에 '청소년 공부방 꾸미기'와 '어린이 장난감도서관 설치' 등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시설에 대한 기부금은 총 29억 원에 달한다. 또 희귀 질환과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를 돕기 위한 'ex-사랑기금'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ex-사랑기금은 한국도로공사 '김천 하이패스 배구단'의 정규리그 승리 횟수, 득점에 따라 적립되는 직원 성금으로, 지금까지 지역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 115명에게 치료비 3억 4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각종 체육시설 개방을 통해 주민과의 화합을 다지고 있다. 2019년부터 주민에게 개방한, 사옥(社屋)에 부속된 수영장은 2천㎡ 규모이며, 성인 풀(25m x 6레인), 어린이 풀, 온수 풀, 휴게공간 등을 갖춘 수준급 시설이다. 2023년 누적 이용객은 9만여 명이며, 현재도 매월 평균 8천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또 2019년부터 지역 초등학생들의 '생존 수영'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옥이 있는 율곡동 소재 초등학교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현재는 김천지역 14개 초등학교의 학생 1천674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시장이 부임하며 개설된 사옥 1층 로비의 '길벗 열린 도서관'은 주민이나 방문객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자, 사내(社內)의 지식 확산과 사원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독서 경영'의 현장이다. 길벗 열린 도서관은 베스트 셀러를 비롯한 각 부문 양서(良書)를 기획 전시하는 한편 저명인사 '초청 특강'을 여는 등 독서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함진규 사장은 "한국도로공사는 김천혁신도시로 이전 후 10년 동안 다양한 상생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대표공기업'을 지향해 왔다"며 "앞으로도 경제 발전과 상생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지속해 추진함으로써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현주기자 hjpark@yeongnam.com
▧참고문헌
한국도로공사 50년사
경북 김천혁신도시 백서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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