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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야권이 추진 중인 '채상병 순직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야권 단독으로 국정조사가 유력한 상황이어서 일단 조사에 참여한 뒤 '정부 방어'에 나서는 전략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2일 비공개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국정조사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오늘 중으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 명단을 국회의장실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권은 지난 2023년 해병대 제1사단 일병 사망 사고의 수사 과정에서 외압 논란에 대해 특검법을 추진해왔다. 이는 당사자인 채수근 상병의 이름을 따 '채상병 특검법'으로 명명됐지만, 세 차례에 걸쳐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거부권) 행사로 불발됐다. 결국 야권은 국정조사로 선회했고, 오는 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실시계획서가 처리될 전망이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미 국정감사 및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을 이유로 내세워 국정조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야권 주도의 국정조사가 이뤄질 경우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여론전'으로 흘러갈 것이란 우려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된 여러 문제점을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낱낱이 밝혀 국민에게 설명해 드리고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취지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수처에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국정조사 불참을 진지하게 검토했지만, 민주당의 단독 국정조사가 또 다른 기형적인 형태로 운영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는 국회 차원의 노력에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채상병 국조 특위는 국회 의석 비율을 반영해 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정동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정조사 위원 명단을 이미 의장실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방위원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국조특위 간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 일부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