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한 尹대통령 …공수처 '3차'·'체포영장' 선택은?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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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25  |  수정 2024-12-25 17:28  |  발행일 2024-12-26 제5면
공수처 "3번 요구가 통상절차…체포영장은 아직 먼 얘기"
윤 대통령 측 헌재 탄핵 집중하는 듯…이날 입장없어
2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한 尹대통령 …공수처 3차·체포영장 선택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통보한 2차 소환일인 25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모습.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출석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대통령 측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두 번째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이 탄핵 심판이 우선이라며 내란 혐의 수사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뜻을 밝힌 만큼, 법조계에선 '3차 출석 요구' 또는 '체포영장 청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공수처와 경찰, 국방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에게 25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 출석해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지난 18일에 이어 두 번째 소환 조사도 불발됐다. 이는 전날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대변인 격인 석동현 변호사가 불출석을 공식화했던 만큼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 구성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아직 공수처에 변호인 선임계도 내지 않은 상태다. 대통령실에서도 조사와 관련해 별도 연락은 없었다고 공수처는 밝혔다. 공수처는 조사 전인 만큼 정확한 질문지 분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 10시 출석을 전제로 종일 조사가 이뤄질 정도의 상당한 양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측은 향후 조치에 대해 3차 출석 요구를 할지, 체포영장 청구를 할지를 이르면 26일 결정할 예정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길어질 상황은 아니지만 오늘(25일) 중 결정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헌법재판소 변론기일은 물론 윤 대통령 변호인단·대리인단이 26일 이후 탄핵 심판 입장을 밝히기로 하는 등 여러 변수를 두루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신병확보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수처 관계자는 "일반 수사기관은 세 번 부르는 게 통상 절차이지만,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이 있어서 통상 절차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체포영장 단계는 너무 먼 얘기인 것 같다. 아직 검토할 게 많다"면서도 "다음 절차가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어서 먼 얘기라는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은 별도의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다. 석 변호사도 이날 자신이 근무하는 법무법인 동진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헌법재판소가 27일 예정대로 변론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던 만큼, 이날에도 탄핵 심판 관련 준비에 매진했을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수사보다는 탄핵 심판 절차가 우선이라고 지속해서 언급한 바 있다.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조사실에서 수사기관과의 문답이 아닌 공개 법정의 탄핵 심판 절차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 논평을 통해 "위헌적 계엄을 정당화하더니 이제는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는 깡그리 무시하기로 작정했나"면서 "(윤 대통령이)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공언도 국민을 기만한 공허한 말 잔치였다. 스스로를 법치주의자라 했던 윤석열의 모습은 어디로 갔나"라며 따져 물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전날 한남동 관저에서 성탄 예배를 했다. 서울 소재의 한 교회 목사 주재로 이뤄진 예배에는 교회 장로와 성도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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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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