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영장 임박에 충돌 우려 고조…공수처·경찰, 경호처 압박·회유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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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13  |  수정 2025-01-13 17:39  |  발행일 2025-01-14 제6면
공수처, 경호처에 2차 경고 공문 보내 실무자들 설득
최상목 대행 "경찰청·경호처 충돌 방지 위해 협의해야"
尹 체포영장 임박에 충돌 우려 고조…공수처·경찰, 경호처 압박·회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지 일주일을 맞은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대테러과 소속으로 추정되는 직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체포영장 임박에 충돌 우려 고조…공수처·경찰, 경호처 압박·회유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가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서울 한남동 관저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영장 집행과정에선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내놓을 체포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공수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구체적인 집행 시점과 방법, 인력 투입 방안 등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 이들은 경호처 및 군과의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집행 계획을 짜기 위해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행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공수처가 앞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세 차례 불응한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의 체포영장 신청·발부 상황을 우선 지켜본 뒤,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경찰은 이 본부장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경찰에 출석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피의자로 조사받으라고 요구했지만, 이 본부장은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신 경호처 가족부장에게도 오는 14일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출석요구서를 보내둔 상태다.

특히 공수처는 경호처와 국방부에 체포·수색영장 집행에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동시에 '위법한 명령을 따르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니다'며 경호처 직원들을 설득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더욱이 지난달 공문은 박종준 당시 경호처장에게 보냈는데, 이번에는 경호처 내 6개 부서장에게 직접 보내는 방식을 취했다.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놓고 강경파로 알려진 김 차장, 이 본부장 등과 나머지 간부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을 고려해 경호처 내부 동요를 노린 전략이란 평가다.

공문에는 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묻을 수 있다는 경고성 내용이 담겼다. 다만 공수처는 '책임을 묻겠다'는 식의 강경한 표현보다는 '민·형사상 책임, 공무원 연금 수령 제한 등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는 등의 완곡한 표현을 썼다. 공문에는 담지 않았지만 언론 공지를 통해 "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위법한 명령에 따르지 않더라도 직무유기죄 성립 등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경호처 직원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최근 경호처 내부에서 계속 영장 집행을 저지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실무자들 설득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여전히 대통령경호처와 공수처·경찰 간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치권 및 흥분한 관저 앞 집회 참가자들까지 대규모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체포 영장 집행 과정에서 충돌 방지를 특히 강조한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국가기관 간의 긴장이 고조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과 나라 안팎의 걱정과 불안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국가기관 간 충돌이 발생한다면 우리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모든 법 집행은 평화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관계기관 간에 폭력적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는 일만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면서 "관계기관장들은 질서 유지와 충돌 방지에 특별히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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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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