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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2015·2024년 총인구 및 노인인구, 고령자 구성비 현황과 2025~2052년 장래인구추계. <통계청 자료 재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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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주요 구·군 총인구 및 노인인구, 고령자 구성비. 통계청 자료 재구성 |
2025년,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현재 노인 인구는 모두 1천만여명. 저출산 심화와 기대수명 증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고령화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대구는 대도시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의 고령화를 겪고 있다. 자연히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은 '돌봄 모드'로 전환해야 하는 추세다. 이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구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그에 따라 파생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대구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대구지역 전체 인구수는 2015년 248만명에서 지난해 236만명으로 감소했다. 10년 만에 전체 인구수가 5%가량 줄었다.
이같은 인구 감소 추세에도 대구지역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같은 기간 31만→49만명으로 증가했다. 대구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시기는 지난해 4월. 당시 대구지역 노인 인구는 47만5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했다.
대구지역 구·군별로 살펴보면, 서구·남구·동구의 고령화 진척도가 가팔랐다. 서구는 2015년 총 인구 20만6천명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5.4%(3만1천명)였다. 지난해에는 전체 인구 16만3천명 중 노인 비율이 27.7%(4만5천명)로 수직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남구도 18.2%→27.6%로 껑충 뛰어올라 서구 다음으로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았다. 동구도 15.5%→23.6%로 올랐다.
북구와 수성·달서구도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뒀다. 북구는 지난해 41만3천명 중 7만8천명(18.9%)이 노인으로 조사돼 10년 새 7.9%포인트 증가했다. 수성구와 달서구는 각각 12%→19.3%, 10%→19.2%로 집계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나마 달성군이 11.5%→16.6%로 완만했고, 중구는 유일하게 18.7%→18.4%로 감소했다.
◆더 빨라지는 고령화 시계
대구는 전국 특별·광역시 가운데 부산 다음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17년 고령사회(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노인 비율 14% 이상)로 들어선 대구는 초고령사회 진입까지 7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앞으로 10년마다 대구 인구 10명 중 노인 숫자는 1명씩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시도편: 2022~2052년' 자료를 보면 대구지역 65세 이상 노인 인구 구성비는 올해 21.2%에서 2035년 31.9%, 2045년 39.5%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2052년엔 무려 42.5%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됐다.
저출생 흐름이 고령화 속도를 부추기고 있다. 2015년 대구지역 여성 1명당 합계 출산율은 1.216명. 이후 2020년 0.807명으로 급락한 뒤 2023년에는 0.702명까지 곤두박질쳤다.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적정 출산율인 '2.1명'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전체 인구 나이의 중간값을 의미하는 '중위연령' 또한 꾸준히 상승하는 상황이다. 대구의 중위연령은 2015년 41.6세에서 작년 47.3세, 올해는 48세로 올랐다. 2029년(50.4세)이면 50세를 뚫고, 2052년(59.7)엔 환갑에 가까운 나이도 '젊은 축'에 속할 전망이다. 그만큼 고령층은 많아지고, 유소년이 적은 '역 피라미드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사회적 비용 역시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 고령자 건강보험료 지출은 2019년 31조원 규모였다. 올해는 57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질병관리청은 고령자 건강보험료 지출 규모가 2060년엔 무려 337조원까지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돌봄 수요도 쑥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올해 84.5세로 50여년만에 '20살' 이상 높아졌다. 이 같은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도 기대수명 오름세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그만큼 '노인 돌봄'에 대한 수요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고령화는 만성질환자 증가로 연계된다. 질병관리청이 추산한 2022년 출생아 기대수명은 남자의 경우 79.9년, 여자는 85.6년으로 나타났다. '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은 각각 65.1년, 66.6년에 그쳤다. 남자는 14.8년, 여자는 19년간 아프며 지낸다는 의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18.5%가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돌봄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보다 적극적인 돌봄 활동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80~84세 30.4%, 85~89세 46.7%, 90세 이상 71.5%가 타인의 도움이 없으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서다.
현재 돌봄을 받는 노인들은 80% 이상이 가족 구성원에 의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노인 부부의 대다수가 서로를 돌보는 상황이다. 더 원활한 도움을 받기 위해 자녀와 동거 중인 경우도 더러 있다. 가족돌봄이 대세를 이루는 모양새다.
장용주 영진전문대 교수(사회복지과 학과장)는 "돌봄 수요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 가족 돌봄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장기요양보험 도입이나 주간 보호센터 등 공공 영역이 확대되는 중"이라며 "다만, 최근 가족 돌봄을 꺼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전문인력이 태부족한 상황인 점 등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고령자가 우리 사회 다수를 이루게 된다.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노인들은 지속적인 사회경제 활동을 원한다. 일자리 차원에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이른바 '노(老)-노(老)케어'시스템을 확대하는 게 향후 돌봄 시스템의 방향성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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