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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1시쯤 방문한 대구 북구 칠성시장. 상인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소식이 나오는 방송 보도를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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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3시쯤 방문한 서문시장 일대. |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 상황이 벌어지자, 보수의 성지인 대구에선 찬·반 양론이 들끊었다. '보수' 콘크리트 지지층인 7080세대들은 '불법 체포'라고 목청을 높이며 야당에 대한 반발심을 드러냈다. 반면 2030세대들은 이번 체포를 계기로 국정 안정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15일 오후 1시쯤 방문한 대구 칠성시장 일대. 점포 곳곳에 설치된 TV에서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이 나오자 일부 상인들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침통함에 TV를 끄는 이들도 제법 있었다.
과일 가게 상인 우모(82)씨는 "국민이 뽑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이렇게 무자비하게 체포하는 게 말이 되냐"며 "윤 대통령이 성급하게 계엄을 선포한 건 사실이지만, 임기 초반부터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은 야당 잘못도 크다. 여당이 더 많은 의석수를 가졌다면, 애초에 29번의 탄핵이 있었겠나. 윤 대통령이 구속되지 않고 다시 풀려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칠성시장에선 야당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표출하는 모습도 다수 목격됐다.
상인 정모(여·77)씨는 "해도 해도 야당 행태가 너무한 것 같다. 아무리 계엄이 잘못됐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붙잡기 위해 이렇게 불법을 저질러도 되느냐"며 "야당이 대통령 임기 초반부터 대통령 지지율을 떨어트리기 위해 탄핵 남발 등 온갖 꼼수를 써왔다. 체포 과정도 야당의 정치적 공세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문시장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계엄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잘못을 꾸짖으면서도, 이번 체포 영장 집행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 서로 '난타전'만 벌이는 정치권에 "진절머리가 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문구류를 파는 우모(62)씨는 "국민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점에서 계엄 선포는 분명히 대통령이 잘못했다. 하지만 탄핵 정국이 복잡해지는 과정에서 체포 영장 집행은 옳지 않다. 체포영장 발부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씨는 "정치권이 문제다. 정치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건지, 아니면 사익을 위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서민들이 본인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젊은 층들은 대체로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을 환영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의 바람은 조속한 국정 정상화였다.
자영업자 김모(33)씨는 "계엄선포 이후 장사가 안된다. 빨리 나라가 안정돼야 한다. 이제 첫 단추인 윤 대통령 체포가 이뤄졌으니 다행이다"며 "조사가 끝나면 구치소에 구금된다고 하는데, 하루빨리 공수처든 헌법재판소든 나머지 과정들이 속히 진행됐으면 한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여·25)씨도 "체포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 빨리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우리나라가 다시 바로 서면 좋겠다"며 "그게 곧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지키는 정당화된 행동이다"고 했다.
글·사진=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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