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해 신월리의 민가가 불타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3일 오전 9시 기준 대구경북 지역 건조특보 발효 현황. 대구기상청 제공.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의 불길이 이틀째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구경북 전역에 건조특보가 내려졌다.
23일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대구와 경북 경산, 영덕, 울진, 포항, 경주에는 건조경보가 내려졌다. 나머지 경북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발령됐다.
현재 대구경북의 실효습도는 25~35% 수준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한 상태다. 지역별로 대구 28%, 포항 29%, 경산 29%, 청송·영천·김천 33%, 구미·문경 34%, 안동 36% 등이다.
실효습도는 목재 등의 메마른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통상 50% 이하면 큰불이 나기 쉽다.
건조한 날씨는 서풍이 불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제주도 남쪽 해상 부근에 고기압이 위치하면서 국내에 따뜻하고 건조한 서풍이 유입되고 있다. 서풍은 산을 타고 넘는 과정에서 수증기가 탈락해 더 건조해진다. 이에 서해안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건조한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바람도 24일부터 점차 강해질 것으로 예보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바람이 순간풍속 55㎞/h로 강하게 불 전망이다.
기상청은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작은 불씨가 큰 불로 번질 수 있으니 야외활동 시 화기 사용을 최대한 삼가고, 불씨 관리를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강한 바람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의성군에 발생한 산불도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이틀째 이어지는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30%로 집계됐다.
전날 오전 11시25분쯤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발생한 산불은 초속 5.6m의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해 대응하고 있다. 현장에는 헬기 52대와 특수진화대 등 인력 3천777명, 차량 453대 등이 투입됐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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