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제18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 대회가 열린 대구스타디움 경기장 부스에서 청년 자원봉사단체 '위아런'회원들이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있다. <조윤화 기자>
13일 오전 제18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대회가 열린 대구스타디움경기장 안. 대회 시작에 앞서 형광색 조끼를 맞춰 입은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의 정체는 청년 자원봉사 단체 러닝 모임인 '위아런'. 이날 회원 150여 명이 영남일보 마라톤 행사 진행을 도왔다.
위아런 회원들의 활약은 행사장 곳곳에서 빛났다. 먹거리 부스에서 참가자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일부터 물품 나눔, 메달 배부, 화장실 청소, 위치 안내 등 궂은 작업을 마다하지 않았다.
심상권 위아런 홍보팀장은 "러닝 열풍으로 마라톤대회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영남일보 마라톤대회처럼 대구를 대표하는 큰 행사가 잘 치러진다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발 벗고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에 건강한 운동 문화가 정착된다는 건 생각만 해도 좋은 일이다. 우리 위아런이 뒤에 있으니, 영남일보 마라톤 대회가 이제 날개를 달고 뻗어 나갔으면 한다"면서 "물론 이번 행사도 '시작'과 '끝' 모두를 자발적으로 책임지려 한다. '선한 영향력'은 우리의 각오이자 다짐"이라고 말했다.
지역 일선 병원도 참가자들의 부상 예방을 위해 힘을 보탰다. 대회 시작 전, 우리들병원 부스 앞은 참가자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병원 의료진은 숨 돌릴 틈 없이 이들의 상태를 체크했다. 뭉친 근육을 직접 풀어주기도 하고, 테이핑 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들병원 관계자는 "무릎 테이핑은 근육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늘처럼 평소보다 무리하게 달려야 하는 날엔 꼭 필요하다"며 "테이프 120통을 준비해왔는데 경기 시작 전 다 소진될 것 같다. 모든 참가자들이 다치지 않고 완주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13일 열린 제18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 대회에서 대구 수성구 새마을협의회 회원들이 참가자들에게 나눠 줄 음식들을 만들고 있다. <구경모 기자>
경기장 밖에서는 수성구 새마을협의회 회원들이 완주로 지친 참가자들을 위한 음식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새마을협의회 회원들이 직접 만든 두부김치와 묵사발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권순애 수성구 새마을협의회 부녀회장은 "음식 봉사를 위해 아침 6시부터 집을 나섰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에 힘을 보탤 수 있어 뿌듯하다. 대회 참가자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싹 가신다"고 말했다.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 최고령 남자 1등 김병준, 여자 1등 윤장순.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
◆최고령 참가자 김병준·윤장순씨 "마라톤이 건강의 비결"
제18회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 대회의 최고령 참가자는 10㎞ 코스를 완주한 김병준(88)씨다.
김씨는 올해로 3년 연속 영남일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정도로 '달리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이번 대회를 위해 몇 달 전부터 매일 집 근처 학교 운동장을 달리며, 몸을 단련해 왔다고 한다. 그는 "일주일 중 6일은 가볍게 산책을 하는 수준으로 조깅을 한다. 단, 하루는 400m 둘레의 운동장 25바퀴를 뛰는 '하드 트레이닝'을 한다"고 했다.
90세 가까운 나이에도 건강한 비결은 마라톤 덕분이다. 마라톤을 통해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만족감이 높다. 그는 "결승선을 넘는 순간의 쾌감은 어떤 운동보다도 크다. 달리는 순간 만큼은 잡생각이 들지 않아 정신이 상쾌해진다"며 "젊을 때부터 20년간 합기도를 하고 등산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마라톤 완주보다 더 좋은 건 없다. 내년에도 영남일보 마라톤에 참가하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10㎞ 코스를 완주한 윤장순(78)씨는 여성 최고령 참가자다. 윤씨는 이번 대회에 아들과 손자까지 3대가 나란히 출전해 결승선을 통과했다. 셋은 출발선에서도 나란히 섰고, 중간중간 호흡을 맞추며 완주의 기쁨을 함께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매일 아침 동구 봉무공원을 10㎞씩 걸으며 체력 관리를 해왔다. 최근 한 건강검진 결과에서 신체 나이가 15살이나 어린 '63세'로 나와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건강을 관리해,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힘든 순간을 참아내고, 마침내 결승선을 넘었을 때 느껴지는 희열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며 "영남일보 마라톤 대회는 처음이다. 코스도 좋았고, 날씨 또한 큰 무리 없이 완주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가족과 함께 대회에 참가해 완주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 뜻깊었다"고 했다.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 최연소 남자 1등 김도하, 여자 1등 박소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
◆ 최연소 참가자 김도하군·박소윤양
제18회 영남일보 국제하프마라톤대회에서 또 다른 화제는 최연소 참가자들의 완주 여부였다. 이번 대회 남성 최연소 참가자는 김도하(4)군, 여성 최연소 참가자는 박소윤(2)양이다. 이날 김도하군과 박소윤양은 어린 나이에도 각각 출전한 5㎞ 코스를 모두 완주하는 저력을 보이며,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김도하군은 이번이 두 번째 대회 출전이다. 2022년 1살이었던 당시 유모차를 타고 완주에 성공했다. 올해 대회는 아빠 김선일(38)씨의 손을 잡고 마라톤을 뛰었다. 엄마 서명선(39)씨는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서도 출발선(결승선) 앞에 서 가족들의 '무사' 완주를 기원했다.
김선일씨는 "3년 전 도하가 걷지도 못하던 시절, 아내를 설득해 영남일보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그때는 유모차를 타고 코스를 질주했다. 아이를 직접 안고 뛰기도 했다"며 "이번 대회는 시작 전부터 쌀쌀한 날씨가 이어져 아이 컨디션을 체크하는 게 최우선이었다. 다행히 도하가 포기하지 않고 마라톤 완주를 해 줘 아빠로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10대가 되면 하프 코스에 함께 도전해 보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철인 3종 경기에 부자가 출전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박소윤양은 이번 대회에 오빠 박도윤(6)군, 아빠 박진현(40)씨, 엄마 이세희(39)씨와 함께 마라톤을 완주했다. 가족 모두가 마라톤 출전은 처음이다. 박양이 이제 걸음마를 뗀 탓에 유모차를 이용해 5㎞ 코스를 내달렸지만, 이날 만큼은 '마라토너' 가족으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박진현씨는 "모든 참가자들을 통틀어 소윤이가 가장 어리다고 들었다. 아내와 함께 소윤이의 양손을 각각 잡고 걷기도 하고, 유모차에 타 끌기도 하는 등 마라톤 내내 가족 모두가 함박웃음을 지었다"며 "내년에도 이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때는 아들과 아빠가 10㎞를, 엄마와 딸이 5㎞를 각각 출전해 볼까 생각 중이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애들과 추억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고 말했다.
조윤화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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