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인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후보 일정을 중단하고 서울로 올라가 현안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연합뉴스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논의가 갈수록 꼬여가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히 김문수 후보가 있는 대구로 향했지만, 김 후보는 “당에서 후보를 끌어 내리려한다"며 TK(대구경북)일정을 전격 중단하고 서울로 발길을 돌렸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6일 오후 국회 의원총회를 마친 뒤 김 후보를 만나러 대구로 출발했다. 지도부는 오후 5시30분쯤 대구에 도착해 오후 7시쯤 김 후보와 만찬 회동을 통해 단일화를 논의할 계획이었다.
당 지도부는 이번 회동을 통해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김 후보를 설득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에서는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의 단일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당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시각 경주를 방문 중이던 김 후보가 대구로 이동하기 직전 일정을 중단했다. 김 후보는 경주에서 APEC 준비지원단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당에서) 기습적으로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소집했다"며 “이것은 당 지도부가 정당한 대통령 후보인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TK 일정 중단 입장에 대해 “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있지만 당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김 후보는 당초 7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영남 지역 방문을 계획했지만, 이를 중단하고 서울로 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의 대선 준비 일정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정치권은 김 후보와 당 지도부 간 당무 우선권을 둘러싼 갈등의 연장선으로 보고있다. 김 후보는 대선 후보로서 당무 전반의 우선적 권한을 요구했으나, 지도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후보에 대한 '단일화' 압박이 커지면서, 김 후보의 반발도 거세지는 형국이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