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합환승센터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국가산업단지와 동대구역을 연결하는 직행 2번 버스에 승차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전국적인 시내버스 총파업 예고일이 다가왔지만, 대구의 버스 핸들은 28일에도 멈추지 않는다. 대구 시내버스 노조가 공동 파업 불참을 선언하며 일단 '교통 대란'은 피했으나, 임금 인상 폭과 정년 연장을 둘러싼 노사 간의 골이 깊어 향후 독자적인 파업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적 위협으로 남아 있다.
27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대구시버스노조에 확인결과, 노사는 현재까지 5차례에 걸쳐 임금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시가 9차례 이상 협상을 진행하며 긴박하게 움직인 것과 달리 대구는 사측 집행부 구성 지연으로 교섭 속도가 더뎠다. 노조가 이번 공동 파업에 빠진 이유도 "사전 교섭이 충분치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장현일(32·수성구 파동)씨는 "파업을 안 한다니 다행이지만, 언제 또 파업 얘기가 나올지 몰라 불안한 건 사실"이라며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하는 갈등이 해마다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수치 차이다. 노조는 현재 1만 1,935원인 평균 시급을 8.2% 인상하고, 현재 63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인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임금 동결'과 '정년 연장 불가'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통상임금' 산정 방식이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랐다. 사측은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이미 약 15%의 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지역 여건상 추가 인상은 어렵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노조는 "통상임금 판결은 법적 권리일 뿐,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협상과는 별개"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교통카드 충전소에서 만난 대학생 최모(24·북구 산격동) 씨는 "물가가 올라 기사님들 사정도 이해가 가지만, 버스 요금이 또 오를까 봐 겁난다"며 "노사가 시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고비는 내달 11일 예정된 6차 교섭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이날 협상 결과에 따라 노동쟁의 조정 신청 등 단체 행동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구 시내버스 26개 업체 중 22곳이 교섭에 참여하고 있어, 실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지역 교통망은 마비 수준의 타격을 입게 된다.
대구시버스노조는 "교섭 결과와 타 지역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파업 여부를 재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당장의 위기는 넘겼으나 대구 시내버스의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편 임금 협상이 마무리 단계인 경북 지역은 이번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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