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달서구 의회가 9일 10시쯤 열린 제312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구청의 예산운영을 비판하며 정회를 선포했다. 구경모기자
대구 달서구의회와 달서구청(집행부) 간 '예산 집행 갈등'으로 구의회 정례회 본회의가 3시간이나 중단되는 돌발사태가 벌어졌다. 구의회 측이 구청의 방만한 재정 운용을 비판하기 위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0시쯤 열린 달서구의회 제312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서민우 달서구의장은 '5분 발언'을 마친 직후 구청의 일방적인 예산 운용을 지적하며 정회(회의 일시 중지)를 선포했다.
서 의장은 "의회는 그간 집행부의 어려운 재정 상황과 방만한 예산 운용 문제를 지속해서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집행부는 이를 외면하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구청이 방만하게 재정을 운용해 주차장 조성이나 보수 등에 사용하도록 용도를 정해 놓은 예산까지 손을 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구의회 본회의 중단사태는 달서구청이 주차장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한 재정 추가를 달서구의회 측에 요구한 게 발단이 됐다. 이날 구청은 주차장 특별회계 보유금 80억원을 일반회계에 예탁하는 계획안을 구의회에 제출했다. 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98억원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운용 계획 변경안도 함께 내놨다.
이를 두고 구의회는 집행부가 특별회계 기금 사용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의회와 아무런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안건을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서 의장은 "두 달 전 부구청장을 비롯한 국장 등과 간담회를 열어 주차장 특별회계 사용을 고집하지 말고 재정 여건과 사업 우선순위에 따른 협의를 촉구했다. 하지만 집행부는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은 채 안건을 들이밀었다"고 덧붙였다.
본회의는 중단된 지 3시간 만인 오후 1시 30분쯤 재개됐다. 본회의 재개와 함께 의원 9명으로 구성된 '건전재정확립 특별위원회'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향후 5개월간 달서구청의 주요 사업 추진 현황과 예산 집행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서기로 전격 결정했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 측은 "주차장 관련 사업을 비롯해 재정 악화가 우려되는 사업들을 잠정 보류하라는 취지로 보이는데, 이미 국비 지원이 확정된 사업들이 있어 계획을 변경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채 발행 없이 건전한 재정 운영을 해왔고, 방만 재정이라는 지적은 매우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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