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영남일보DB.
대구 칠성시장에서 불거진 공금 사적 유용 논란으로 상인들 간 마찰이 심화하고 있다. '칠성본시장 상인회(이하 칠성본상인회)를 상대로 감사에 나선 '대구시상인연합회(이하 상인연합회)'는 정부지원금 등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 중인 칠성본상인회가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칠성본상인회는 회계자료가 이미 내부 정기 감사로 검증된 사안인데다 상인연합회가 사실 확인도 없이 '마녀사냥'을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상인연합회는 최근 칠성본상인회의 회계 운영과 관련한 진정서를 접수하고 감사에 착수했다.
칠성시장 본시장 상인 10명의 서명이 게재된 진정서엔 칠성본상인회가 1천만원에 이르는 온누리상품권 환전수수료 및 정부지원금의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진정인들은 칠성본상인회장이 '회원들이 나더러 공금을 쓰라고 했다'는 등의 발언을 한 정황도 상인연합회 측에 전달했다.
이에 상인연합회가 진정서를 근거로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칠성본상인회 측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소명에도 두 차례 응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상인연합회 측은 "임시총회 자료는 한 차례 제출받았다. 하지만 핵심 자료인 통장과 지출 내역은 받지 못했다"며 "상인회가 소명자료를 전혀 내지 않는 일은 드물다. 변호사를 앞세워 조사에 응하지 않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임시총회자료 외 별도로 확보한 정기총회 자료들을 비교한 결과, 온누리상품권 환전수수료 관련 회계 수치에 차이가 있었다. 자료조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상부 기관으로서 조치를 시도했지만,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 조사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칠성본상인회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칠성본상인회측은 "조사에 불응한 게 아니다. 통장과 장부는 상인회 사무실에서 충분히 열람이 가능하다고 상인연합회에 통보했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 유출 우려로 외부 제출은 유보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진정서 제출을 주도한 상인 A씨는 이미 상인회를 탈퇴했다. 사적 감정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서에 서명한 회원들 상당수가 진정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절차에 문제가 있어 소명에 불참하고 있을 뿐, 상인연합회가 요구한 사안은 내부 정기 감사로 이미 검증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한편, 칠성본상인회는 진정서를 제출한 A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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