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이 미래다”…봉화 청년농, 온실 속 농업을 배우다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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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1 16:45  |  발행일 2025-06-11
딸기·토마토 직접 재배하며 창업 역량 쌓는 청년들
156시간 실전훈련 속 ‘스마트농업 르네상스’ 조짐
ICT 기반 테스트베드에서 땀 흘리는 농업의 새로운 세대
봉화군농업기술센터 인근 스마트온실에서 '임대형 스마트팜 창업농 심화과정'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토마토 재배 실습을 진행하며 스마트팜 운영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봉화군 제공>

봉화군농업기술센터 인근 스마트온실에서 '임대형 스마트팜 창업농 심화과정'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토마토 재배 실습을 진행하며 스마트팜 운영시스템을 배우고 있다. <봉화군 제공>

경북 봉화, 온실 내부는 40도를 넘나들지만, 청년 농업인들의 얼굴에는 오히려 열정이 서려 있다. 마치 미래를 앞당기기라도 하듯, 이들은 토양 대신 데이터를 읽고, 햇빛과 온도를 설계하며 딸기와 토마토를 키워낸다. 이곳은 봉화군이 운영하는 '임대형 스마트팜 창업농 심화과정' 현장이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이 심화 과정은 단순한 농업 교육을 넘어, 스마트팜 창업을 현실화하려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체득하게 하는 훈련장이다. 기초반을 수료한 교육생 중 임대형 스마트팜 입주를 앞둔 우선선발자 17명과 예비선발자 17명 등 총 34명이 대상이다. 교육은 매달 격주 토요일, 총 26회 156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6월 중순 현재 19회 차를 넘어섰다.


"앱으로 작물 상태를 보면서 온도를 조절하는 건 처음엔 낯설었어요. 그런데 몇 달 지나니 온실 안의 '디지털 생태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한 교육생은 온실 속에서의 생활을 그렇게 말했다. ICT 융복합 환경제어 기술은 이들에게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농업의 언어'를 다시 배우는 경험이 되고 있다.


현장교육의 핵심은 실습이다. 교육은 봉화군농업기술센터 인근에 조성된 스마트온실 테스트베드와 경영실습 임대농장에서 진행되며, 교육생들은 실내 환경 속에서 직접 농업을 체험하고 스마트팜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익힌다.


교육생들은 직접 딸기와 토마토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양액 설비, 복합환경제어, 냉난방 시스템을 실제로 다루며 오차와 변수 속에서 정밀농업의 감각을 익혀간다. 이론이 현실과 부딪히는 순간마다 "왜 실패했는지"를 고민하는 일이 교육의 본질이라는 걸 스스로 체득하고 있다.


1년의 심화과정을 마친 교육생들은 봉성면 창평리 일원에 조성 중인 봉화 임대형 스마트팜단지에서 본격적인 창업농의 길을 걷게 될 예정이다.


농업의 문턱은 여전히 높고, 기후와 기술, 자본이라는 삼중고 속에 청년의 진입은 쉽지 않다. 그러나 봉화는 스마트팜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농지'를 실험하고 있고, 이 실험의 한복판에서 청년들이 땀으로 기회를 일구고 있다.


신종길 봉화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청년들이 실전에서 부딪히며 기술을 익히는 과정 자체가 봉화농업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이라며 "단순한 교육을 넘어 현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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