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선 개통 6개월] 대구·구미·경산 여가생활도 통합…TK 광역생활권 생활·소비지도 바꿨다

  • 박영민
  • |
  • 입력 2025-06-15 20:03  |  발행일 2025-06-15
4월까지 누적 이용객 186만여명
대구역에 가장 많은 하차인원…도심상권 활성화
‘입석 광역철도’에 승객 피로감은 여전히 숙제


대경선 열차가 정차역을 통과하는 모습. 영남일보 DB

대경선 열차가 정차역을 통과하는 모습. 영남일보 DB

13일 오후 2시 30분쯤 구미역에서 승객들이 대경선에 탑승하고 있다. 박영민 기자.

13일 오후 2시 30분쯤 구미역에서 승객들이 대경선에 탑승하고 있다. 박영민 기자.

지난 14일을 기점으로 대구와 구미·경산을 잇는 광역철도 대경선이 개통한 지 반년이 지났다. 통근·통학은 물론, 쇼핑과 문화활동 등 시민들의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대경선은 'TK 공동생활권'을 현실로 만든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대구역으로 몰리는 발걸음…도심 상권에 생기 불어넣어


지난 13일 오후 1시쯤 대구역 대경선 승강장 앞 대기공간. 평일 낮임에도 구미행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가득했다. 쇼핑백을 든 안모(여·68)씨는 "구미에서 바람 쐬러 대구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라며 "열차에서 내리면 롯데백화점이 가까워 근처에서 쇼핑하고 점심도 먹는다. 빠르고 저렴한 대경선은 이제 일상적인 이동수단"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 철도통계를 보면 대경선은 지난 4월 기준, 누적 이용객은 186만4천90명이다. 대학교가 개강한 지난 3월부터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1월 36만6천226명, 2월 38만425명에서 3월엔 이용객 수 44만2천875명을 기록했다. 4월에도 42만2천504명이 이용했다. 일평균 1만4천여명이 이용한 셈이다.


대경선은 경산~구미 간 61.85㎞ 구간을 운행하며 7개 역사에 정차한다. 역별 승차인원(4월 기준)은 동대구역(8만1천807명), 대구역(7만9천862명), 구미역(7만8천133명), 경산역(6만3천407명) 순으로 많았다. 반면 사곡역(4만6천852명), 왜관역(4만415명), 서대구역(2만6천528명)은 상대적으로 승차인원이 적었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은 하차인원을 기록한 곳은 대구역(8만5천56명)이다. 이어 구미역(7만5천255명), 동대구역(7만546명) 순이었다. 구미·경산 등에서 여가생활을 위해 대구 중심지인 대구역에 모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대구 도심 상권엔 활기가 돌고 있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 상인회장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확실히 외지 손님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게 느껴진다"며 "특히 대구역 인근과 교동 쪽 상권은 확연히 손님이 늘었고, 동성로도 구미나 왜관 등지에서 중장년층이나 학생들이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현재 대경선은 북삼역·원대역 등 추가 역사 개통을 앞두고 있다. 대구시 측은 "북삼역은 올해 말 개통을 앞두고 있고, 원대역은 설계가 준비되고 있다. 역사가 늘면 교통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여 경제적 효과도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2시 50분쯤 구미에서 경산으로 향하는 대경선 열차 내부. 출발역부터 승객들이 몰려 많은 시민들이 서서 탑승하고 있다. 박영민 기자.

13일 오후 2시 50분쯤 구미에서 경산으로 향하는 대경선 열차 내부. 출발역부터 승객들이 몰려 많은 시민들이 서서 탑승하고 있다. 박영민 기자.

◆ 서서 가는 광역철도에 등장한 '간이 의자'…시민 피로감은 숙제


하지만 광역으로의 '이동 자유'는 곧장 '쾌적한 이동'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대경선은 많은 시민들에게 '입석 철도'로 기억되고 있다. 피크 시간대에는 혼잡이 심해 서울의 '지옥철'을 방불케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오후 2시30분쯤 구미역을 출발한 경산행 열차에는 평일임에도 출발 시점부터 여석이 없었다. 일부 승객은 가방에서 '간이 의자'를 꺼내 구석에 앉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곡역에서 탑승한 김모(여·63)씨는 "왜관역, 서대구역을 모두 지나 대구역에 도착할 때까지 좌석이 안 나올 게 뻔해서 앉아서 가는 건 애초에 포기하고 탄다. 40분간 서서 가면 허리가 아파 저렴한 교통수단임에도 다른 교통수단 이용을 고민하게 된다"고 했다.


이 같은 '입석 광역철도' 현상은 구조적 이유에서 비롯된다. 대경선 열차는 두 량으로 편성돼 있다. 좌석 수(102석)도 탑승 정원(298명)에 비해 3배 가까이 적다. 입석 승객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 배차간격도 출퇴근 시간 19.2분, 평상시 25.4분으로 피크시간대 구미·경산역 승객이 몰리는 시간엔 혼잡도가 더심해진다.


앞으로 북삼역·원대역이 개통되면 교통 혼잡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차량 확대나 배차 확대 등은 어렵다는 게 대구시와 코레일 측 설명이다.


대구시 측은 "기본계획상 대경선 하루 예상수요는 4만6천982명이다. 현재는 약 60% 수준이다. 코레일 측은 전체 역 예상수요 대비 혼잡률이 150%(7만473명)가 넘어야 증편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배차간격도 고속철도 운행 등에 맞춰야 해 운행 수를 늘리긴 어렵다"고 했다.


이어 "현재는 점심시간 배차간격을 일부 조정해 혼잡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광역철도는 입석 운행을 전제로 설계된 만큼, 장시간 서서 가는 불편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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