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경선 열차가 정차역을 통과하는 모습. 영남일보 DB

13일 오후 2시 30분쯤 구미역에서 승객들이 대경선에 탑승하고 있다. 박영민 기자.
대구와 구미·경산을 잇는 광역철도 대경선이 개통한 지 반년이 지났다. 통근·통학은 물론, 쇼핑과 문화활동 등 시민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대경선은 'TK 공동생활권'을 현실로 만든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대구역으로 몰리는 발걸음…도심 상권에 생기 불어넣어
지난 13일 오후 1시쯤 대구역 대경선 대기공간. 평일 낮이지만 구미행 대경선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북적였다. 구미에서 온 안모(여·68)씨는 "열차에서 내리자 마자 롯데백화점이 있어 쇼핑하고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다. 빠르고 저렴한 대경선은 이제 일상적인 이동수단"이라고 했다.
국토교통부 철도통계를 보면 대경선은 지난 4월 기준, 누적 이용객은 186만4천90명이다. 대학교 개강 이후인 3월부터 수요가 급증해 △1월 36만6천226명 △2월 38만425명 △3월 44만2천875명 △4월 42만2천504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만4천여명이 이용한다. 대경선(7개 역사 정차)은 경산~구미 간 61.85㎞ 구간을 운행한다. 역별 승차인원(4월말 기준)은 동대구역(8만1천807명), 대구역(7만9천862명), 구미역(7만8천133명), 경산역(6만3천407명) 순으로 많았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하차한 곳은 대구역(8만5천56명)이다. 이어 구미역(7만5천255명), 동대구역(7만546명) 순으로 하차객이 많았다. 특히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뜸했던 대구역 인근 도심 상권에는 활기가 돌고 있다.
이준호 동성로상점가 상인회장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외지 손님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체감한다"며 "특히 대구역 인근과 교동 상권에 손님이 몰리고, 동성로도 구미나 왜관 등지에서 중장년층이나 학생들이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대경선은 북삼역(올해 12월 개통 예정), 원대역(설계 중) 등 추가 역사 개통을 앞두고 있다.

13일 오후 2시 50분쯤 구미에서 경산으로 향하는 대경선 열차 내부. 출발역부터 승객들이 몰려 많은 시민들이 서있다. 박영민 기자.
◆ 서서 가는 광역철도에 등장한 '간이 의자'…시민 피로감은 숙제
하지만 '쾌적한 이동'은 여전히 숙제다. 시민들에게 서서 가야하는 '입석 철도'로 기억되고 있다. 피크 시간대는 혼잡이 심해 서울의 '지옥철'을 방불케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구미에서 경산으로 향하는 열차는 출발 때부터 여석이 없었다. 일부 승객은 아예 간이의자를 꺼내 구석에 앉았다. 사곡역에서 탄 김모(63)씨는 "대구역까지 앉아서 가는 건 애초에 포기한다. 40분 이상 서서 가면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좌석이 부족한 건 구조적 이유 때문이다. 대경선 열차 두 량 편성에 좌석 수(102석)가 탑승 정원(298명)에 비해 3배 가까이 적다. 배차간격도 출퇴근 시간 19.2분, 평상시 25.4분이어서 혼잡도가 높다.
대구시 측은 "기본계획상 예상수요는 하루 4만6천982명이다. 현재는 약 60% 수준이다. 코레일 측은 혼잡률이 150%(7만473명)가 넘어야 증편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며 "현재는 점심시간 이후 배차 조정 등 혼잡 해소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역철도는 입석 운행을 전제로 설계된 만큼 서서 가는 불편은 피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박영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