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지방을 더 지원하겠다"이라고 밝혔다. 전날 '지역균형발전'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에도 지방 지원을 언급하면서, 향후 예산 편성 시 비수도권 지역 지원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국회에서 20조2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설명하는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했다. 이 자리서 이 대통령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에 6천억원의 국비를 추가 투입, 할인율을 인상하고 발행 규모도 8조원을 추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은 지방을 더 지원한다는 새 정부의 철학에 따라 지방에 더 많은 국비를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촉진 예산 3조 9천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AI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벤처·중소기업 모태펀드 출자 등 1조3천억원의 자금 지원으로 대한민국 성장동력을 되살릴 것"이라고 했다.
현 정부에서 AI(인공지능) 관련 투자 확대는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대통령의 대구 1호 공약인 '대한민국 AI로봇수도 건설'이 실현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번 추경에서도 AI 분야 투자가 포함된 만큼 향후 예산 확보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에 총 5조4천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할 뜻도 밝혔다.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9천여 세대(4월 기준)에 달하는 등 침체된 대구지역 부동산 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대구경북(TK) 지역 정치권은 이번 추경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관심이 더 쏠린다. 전날 이 대통령은 수도권 과밀화 문제를 지적하며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대한민국 국토가 효율적으로 사용되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이틀 연속 비수도권 지방 지원을 언급하면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 시 지역 현안 예산 반영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야당과 협치 의지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는 야당 의석을 보며 "대한민국 경제 활력을 되찾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 국회가 적극 협조해 달라.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께서 어려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고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TK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