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승강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영남일보DB>
반월당역 등 대구 도시철도 혼잡역 3곳의 이산화탄소(CO₂) 소화설비가 전면 교체된다. 질식 위험이 있는 CO₂ 제품 대신, 인체에 무해한 소화약제을 사용, 화학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19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한 결과, 대구도시철도 내 CO₂ 소화설비 교체 대상 역사는 1호선 중앙로역·대구역, 2호선 반월당역이다. 내년 8월까지 기존 CO₂ 소화설비를 할로겐화합물 등 저위험 소화약제로 교체한다. 여기엔 총 8억1천만원 상당의 재난관리기금이 투입된다.
CO₂ 소화설비는 산소 농도를 낮춰 불을 끄는 방식이다. 하지만 사람이 밀집한 공간에서 작동하면 질식 위험이 뒤따른다. 대피가 늦어질수록 인명 피해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대구에선 2022년 당시 도시철도 3호선 팔달시장역에서 CO₂가 방출 사고가 있었다. 당시 승객의 실수로 CO₂가 뿜어져 나와 10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일부 역사를 대상으로 설비 교체 등 안전 조치가 진행됐지만 '안전도 100%' 는 확보하진 못했다. 이에 대구시는 근본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용객이 많고 소화 설비가 노후화된 역사를 위주로 소화설비를 우선적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소화설비 교체 작업은 대구교통공사가 맡는다. 7월부터 설계에 착수해 CO₂ 설비 철거, 약제 교체, 배관 재시공 등을 진행한다. 작업은 도시철도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야간이나 비영업시간대에 진행한다.
대구시 측은 "CO₂ 소화설비는 화재 진압엔 효과적이지만, 밀폐공간에선 질식사고 위험이 있다. 특히 승객이 밀집한 곳일수록 위험도가 커지기 때문에 그 기준으로 소화설비를 전면 교체키로 했다"며 "조금이라도 위험한 요소는 모두 제거해 시민들이 믿고 안전하게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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