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최근 금융시장이 정상화하면서 대체 투자 수단으로 조금씩 자리 잡아가는 것 같다"며 "이 흐름을 잘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으로 대표되는 금융시장을 활성화해 한국 경제의 부동산 자금 쏠림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투자 수단이 주택 또는 부동산으로 한정되다 보니 자꾸 주택이 투자 수단 또는 투기 수단화 되면서 주거 불안정을 초래해 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부동산 규제에 대한 명확한 제시보다 주식시장 활성화에 관한 뜻을 밝혀왔다. 앞서 후보 시절에는 "집값 문제도 지금까지의 민주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급등 등의 문제를 염두해 두고 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기조로 해석됐다.
특히 이 대통령의 주식시장 대체 수단 언급은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을 비롯한 여러 투자처로 분산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집값 안정화 국내 기업 육성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기업과 시장에 친화적인 행보를 반복한 것도 이 같은 구상을 실행에 옮긴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달 11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배당 촉진과 세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며 "주가지수 5천 시대를 활짝 열어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구조개혁 방안이 성과를 낼 때까지 집값 문제가 국정 동력을 저하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달 28일부터 수도권 등에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고강도 대출 규제 정책을 내놨다. 사실상 이재명 정부 1호 부동산 정책에 대해 대통령실과 금융당국은 시장의 반응 등 정책 효과를 신중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또 국무위원들에게 국회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와 관계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직접 권력을 위임받은 기관이다.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시면 그 직접 선출된 권력에 대해 존중감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선출 권력은 대통령,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기초·광역의원으로 구성된다"며 "아무리 우리(국무위원 등 행정부)가 외형적으로 높은 자리, 높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임명된 권력은 선출된 권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국무위원들이 변환기에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저도 조금은 이해한다. 다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주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고 격려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교육부 장관이 "전 정부 시절 임명된 국무위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대통령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유정 대변인은 "총리 대행 자격으로 마지막 국무회의를 진행한 이주호 대행은 정책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마지막이라는 말은 이 대행 본인의 말"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이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기에 이 대행이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방부에 경기북부지역의 미군반환 공여지 처리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기자회견 후 조국혁신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진보당·사회민주당 등 비교섭단체 대표들과 오찬을 갖는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