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진 '아이솔' 대표가 자사 대표 AI 돌봄 로봇인 '장군이'(가칭)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이승엽기자sylee@yeonfnam.com
사람과 교감하는 인공지능(AI) 반려로봇이 일상 속에 스며들고 있다. 2023년 15조원 규모를 돌파한 글로벌 반려로봇 시장은 2030년 약 7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기술 격전장이 된 반려로봇 시장에서 지역 스타트업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 화제다. 바로 <주>아이솔 이야기다.
2020년 설립된 아이솔(대구테크노파크 성서캠퍼스 소재)은 AI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AI 및 로봇 기술에 잔뼈가 굵은 김효진 대표를 중심으로 5명의 개발인력과 경영·기술고문 등으로 구성됐다. 기존 기술력의 한계로 상용화하지 못한 솔루션을 고도화된 AI 및 임베디드(특정 목적·기능만을 수행하는 소형 컴퓨터 시스템) 기술을 통해 구현하고 있다.
아이솔이 야심차게 내놓은 '장군이'(가칭)는 홀몸어르신·장애인 등에게 건강관리 및 정서교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돌봄로봇이다. 홀몸어르신들의 우울증 및 약물 관리, 사회활동 참여를 독려하자는 데서 비롯됐다.
최대 강점은 자율주행 기능이다. 라이다(Lidar)와 카토그래퍼(Cartographer) 기반 기술을 통한 정밀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는 협소한 공간에서도 부드러운 경로 추종과 정밀한 정지 동작 수행을 가능케 한다. 어르신이나 장애인과 같은 움직임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도 균일한 품질의 돌봄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정된 상태에서 단순한 대화 혹은 복약 서비스 정도만 제공하는 업계 경쟁모델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향후 자율주행 기능을 바탕으로 주택 무인 경비 및 고독사 관리 등 방범 관리 서비스로의 확장도 검토 중이라는 게 아이솔의 설명이다.

<주>아이솔이 개발한 반려로봇 '장군이'(가칭)가 홀몸어르신과 소통하고 있다. <아이솔 제공>

'장군이'(가칭)는 7가지 기본 감정 표현이 가능하다. '분노' 표정을 짓고 있는 장군이 모습. <아이솔 제공>
우선, sLLM(통신 데이터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 기반의 감성 대화 서비스도 빼놓을 수 없다. 어르신들의 감정 상태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조언을 제공한다. AI 기반 감정 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인간의 감정 상태를 인식·파악하고, 감정에 맞는 얼굴 표정을 구현한 점도 재미있는 요소다. 7가지 기본 감정(기쁨·슬픔·분노·공포·혐오·놀람·중립)을 모니터에 표현할 수 있다.
장군이만의 특화된 서비스도 있다. 인공지능 비침습 혈당측정기기를 탑재해 집게손가락 상하부의 포도당 밀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혈당 수치를 채혈 없이 잴 수도 있다. 근적외선 분광 기술과 AI 기술을 활용한 혈당 추론 기술이다. 딥러닝을 통한 학습 수행으로 정확도 평가 결과가 95% 이상에 달한다.
무엇보다 '확장성'은 향후 장군이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재 장군이는 대화·영상통화·복약·자동급식·학습놀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장군이가 독립적인 '모듈(Module)' 형태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각 모듈은 고유의 기능을 완벽히 수행하며, 다른 모듈과 독립적으로 개발·테스트·개선이 가능하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필요한 기능을 조립·교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령자용(약 복용·낙상감지), 어린이용(놀이·학습), 반려동물용(급식·모니터링) 등 같은 플랫폼을 다른 시장에서 적용할 수 있다. 이처럼 뛰어난 상품성과 확장성을 갖춘 장군이는 최근 국내 대표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판매를 협의 중이다.
김효진 아이솔 대표는 "장군이는 모듈식 제작을 통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대상에게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돌봄 분야에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한 후 의료시장에 특화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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