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웃픈 휴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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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8  |  발행일 2025-07-08 제23면
김수영 논설위원

김수영 논설위원

멈출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즐거워야 할 휴가마저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데이터 컨설팅업체가 '2025년 여름휴가 지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9.7%가 여름휴가 지출에 대해 '부담된다'고 답했다. 휴가 지출 계획과 관련해선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답변이 59.5%로 가장 많았고, 29.0%는 '작년보다 증가'라고 했다. 지출 증가로 응답한 이들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45.5%)'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휴가를 물가 상승 때문에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난 셈이다.


최근 물가 상승률을 보면 휴가비에 부담을 갖는 게 이해된다. 통계청의 '6월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지난 1월(2.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라면, 계란 등 경기가 어려울수록 잘 팔리는 저가 제품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라면은 6.9%가, 계란은 최근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올랐다. 소고기, 돼지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도 지난달 5.4%나 뛰어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휴가를 가면 찾을 수밖에 없는 식당들의 밥값도 올랐다. 외식 물가는 지난 1월 2.9%에서 2월 3.0%로 상승한 뒤 5개월째 3%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범정부 물가 대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가공식품 등 먹거리 가격이 크게 뛰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더 오르는 양상이다. 웃픈 휴가를 보내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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