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전경 <영남일보DB>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순태 원장이 인사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내부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정 인물을 주요 보직에 앉히기 위해 '내규 변경'을 지시하거나, 마음에 둔 인물이 공개채용 과정에서 최종임용 후보자로 오르지 못하자 "적격자 없음으로 하라"는 부당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시에 불응한 직원은 '좌천'을 언급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원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특정 인물들을 승진시키거나 핵심보직에 앉히기 위해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박 원장이 과거 문화예술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의 직원들로, 한때 징계를 받거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내부 직원에 따르면 박 원장은 취임 직후 진흥원 핵심 보직인 인사팀장 교체를 언급하면서 최측근 A씨를 거론했다. 하지만 A씨는 과거 직장 내 괴롭힘 전력이 있다는 내부 비판이 일어 끝내 무산됐다. 진흥원 복수의 직원들은 "원장의 '사람 보는 눈'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까지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자괴감이 깊어진다"고 답답해 했다.
공개채용 과정에서도 특정인물 밀어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예술진흥부장 공모 과정에서 박 원장은 B씨를 밀어주기 위해 내규와 절차를 무시하고 부당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사위원 면접심사 최고 득점자가 임용후보자로 선정되는 내규에도 불구하고 박 원장은 "심사위원단에서 복수로 추천하면 원장이 최종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내규를 변경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 역시 내부 반발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아닌 다른 응시자가 최종 임용후보자로 선정되자 "적격자 없음으로 하라"고 부당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흥원 내 복수의 관계자는 "처음에는 개방형 직위인 예술진흥부장을 내부 승진용 자리로 바꾸려다 진통을 겪기도 했다. 부당한 지시에 불응한 직원에 대한 좌천 언급도 있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 원장의 '인사 전횡'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진흥원 내규상 원장은 10% 범위 내에서 인사고과 평정 점수 조정권을 갖는다. 하지만 박 원장은 특정 직원에 대한 점수를 10% 이상 높이려는 시도를 해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역시 내부 만류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직원의 약 70%가 여성임에도 원장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과 잦은 인사 등으로 조직 안정성을 해치고 있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박 원장은 "성과 중심의 조직 운영을 강하게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야기된 것 같다"면서 "인사고과 평정 조정은 권한 범위 내에서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또한 "인사 관련 내부 논의는 외부에 공개돼서는 안 될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외부로 유출된 점이 아쉽고 직원들을 신뢰한 것이 제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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